위장은 음식이 우리 몸에 들어와 아주 짧은 시간만 구강과 식도에 머물고 나서 가장 오랜 시간 머물게 되는 장기이므로 우리 몸의 어느 장기보다도 음식의 물리 화학적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 곳이다. 따라서 많은 암들이 음식과 관련이 되지만, 그 가운데서도 위암은 가장 식생활과 연관이 많이 되는 암일 것이다.

미국도 과거에 가장 많은 암이 위암일 때가 있었다. 그러나 냉장고가 많이 보급되면서 위암의 발생이 현저히 줄어들게 되어 신선한 음식의 섭취가 위암과 연관됨을 알 수 있다.

일본과 한국은 냉장고가 많이 보급되어도 발생률이 현저히 줄어들지 않는 것을 보면, 또한 식생활 자체가 크게 바뀌기 어려운 점을 생각하면, 음식의 종류나 식생활의 패턴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은 공통적으로 염장 식품을 즐겨 먹는 나라이다. 젓갈이 없으면 식사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고, 국과 찌게는 너무도 기본적인 식단이다. 게다가 염장한 생선 구이도 즐겨 먹는다. 소금 섭취량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소금 그 자체가 발암 물질은 아니지만, 위의 위축성 위염을 조장하며, 아질산 염등의 질소 화합물의 발암 작용을 돕는 역할을 하게되어 위암과 연관된다. 소금 섭취량과 위암 사망률과의 상관 관계에 대한 연구 등 위암 발생에서 소금의 역할에 대해서는 현재 이론이 없는 상황이다.

이탈리아의 경우는 한 국가내에서 남부와 북부의 위암 발생률이 4배나 차이가 나는 것을 볼 때, 식생활이 위암 발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다.

사회경제상태는 북부 이탈리아가 훨씬 좋아서 위암이 적을 것 같으나 정 반대로, 북부 이탈리아에 많은 이유는 치즈, 생 햄 등 짠 염장 음식을 즐겨 먹고, 음식도 짜게 먹으며, 소고기 수우프를 오랫동안 상온에서 보관해놓고 먹는 식생활 습관이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남부 이탈리아에서는 지중해식 식사로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풍부하게 섭취하므로 위암 발생이 적은 것이다.

또한 최근 연구에 의하면, 토마토의 리코펜 성분과 풍부한 비타민 C 가 암 발생을 억제하는데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있었고, 마늘도 위암에서 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신선한 야채와 과일의 섭취는 위암 발생을 줄여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중해 연안 국가의 위암 발생이 현저히 낮은 것은 이해할만하다. 또한 같은 아시아권에서도 극동 아시아 지역을 제외한, 열대 과일을 풍부하게 섭취하는 지역에는 위암의 발생이 적음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신선한 음식의 섭취, 싱겁게 먹는 식습관, 신선한 야채와 과일의 섭취가 위암의 발생을 줄이는데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위암으로 위 수술을 받고 나서는 어떻게 식사를 해야 하는가? 위암 전절제를 했다면 남아있는 위에 다시 암이 발생되지 않도록 올바른 식습관이 필요할 것이다.

이에 더해, 위 기능이 부족하므로, 적은 양의 식사를 하되 가능한 오래 씹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인은 식사기간이 빠르기로 유명한데, 위절제를 하고 나면 꼭 고쳐야만 하는 습관이다. 음식은 골고루 균형있게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딱딱한 음식, 질긴 음식 등은 가급적 피한다.

그러나 절대 금기가 되는 음식은 없으며, 일반적으로 건강에 좋은 식사 습관을 가지면 된다. 의사에 따라 금하는 음식들이 있을 수 있는데, 환자의 개인적인 상태에 따라 다양한 제안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국립암센터 위암센터장 김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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