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얼마만큼이나 자는 것이 가장 건강에 좋을까요?

통계적으로 보면 하루 밤 7-8시간 수면을 취하는 사람들이 그보다 짧게, 또는 길게 자는 사람들보다 건강도 좋고 수명도 길다는 것이 밝혀진 바 있습니다. 그런데, 저한테는 이런 질문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자는 시간이 참 아깝다. 자신은 적게 자도 낮에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으니 괜찮은 것 아니냐 이지요. 제가 알기로는 대부분의 독자가 이런 분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성인의 평균 수면시간 6시간 15분은 다른 나라 국민에 비해서는 상당히 적은 편입니다. 워낙 부지런하고 근면한 데다 뭐든지 빨리빨리 해야 하는 한국인의 습성이 우리의 수면시간을 단축시키고 있지요. 더구나 4시간 밖에 자지 않는 대통령이 있고 보면 그 휘하의 국민들은 잠자리가 그렇게 편해 지지가 않게 됩니다.

수면은 자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못지 않게 수면의 질도 중요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긴 시간을 자도 충분한 수면효과를 내지 못하지만, 또 다른 사람들은 짧게 자도 충분한 잠을 잔 것으로 느끼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7시간을 넘겨도 충분한 수면이 모자라는 분들도 있습니다. 식사량이 모든 사람이 똑 같을 수 없듯이 수면양도 사람에 따라 그 필요량이 차이가 납니다.

그런데, 문제는 내 몸이 얼마의 수면이 필요하냐를 판단하는 우리의 머리에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몸쓰기 보다는 머리쓰기가 강조되는 한국의 교육과 문화가, 우리의 머리로 하여금 몸에서 오는 신호를 제대로 감지하는 기능을 약화시켰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몸에서는 사실 수면이 더 필요한데, 머리는 그렇지 않다고 판단을 합니다. 항상 성취를 해야 하고, 남보다 앞서 가야 된다고 느끼는 우리의 머리는 몸이 편안한 것을 거의 죄악시하기 때문이지요.

밤잠을 잘 자는 데도, 잠이 부족한지 충분한지를 가늠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기상 시에 스스로 쉽고 가뿐하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입니다. 스스로 깨기가 어렵고, 깨어서도 상당 시간을 비몽사몽 한다면 충분하지 않은 것이지요.

하루 7-8시간을 채울 수 없다면, 제가 권장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자는 시간보다는 30분에서 1시간 정도는 더 자는 연습을 하라는 것이지요. 엄밀히 말해서는 더 자도 된다고 자신의 몸에게 허용을 하는 것입니다. 일단 이렇게 허용을 하면, 몸은 알아서 필요한 만큼 자신을 자게 만듭니다.

밤잠으로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깨어 있을 때에 되도록 조금씩이라도 보충하는 것이 좋습니다. 꼭 낮잠이 아니더라도, 출퇴근 이동 시에라도, 시간이 아깝다고 책을 보거나 DMB를 시청하지 말고 차라리 꾸벅꾸벅 조는 것이 모자란 잠을 잘 보충하여 줍니다. 그 시간이 그렇게 아까우시다고요? 해보시면 압니다. 더 잔만큼 몸은 반드시 은혜를 갚는 다는 것을요.

한가지 주의할 사항은 충분히 잠자리에 누워 있거나 수면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 데도 밤잠을 설치는 것입니다. 수면의 양은 많은데 질이 떨어지는 경우이지요. 이런 경우는 반대로 깨어 있을 때 자는 잠이 오히려 밤잠을 설치게 하는 원인이 됩니다.

수면을 조각 내거나, 수면시간을 늘리는 것이 역으로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것이지요. 이런 분들은 밤잠 이 외에는 아무런 잠도 안 자는 습관을 길들여야 합니다. 저녁을 먹고 잠깐 소파에서 눈 붙이는 것도 매우 나쁜 결과를 초래합니다.

■ 유태우 교수 약력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원격진료센터 책임교수

MBC 라디오닥터스 진행

KBS 건강플러스‘유태우의 내몸을 바꿔라’진행

<저서> 유태우교수의 내몸개혁 6개월 프로젝트

가정의학 누구나 10kg 뺄 수 있다

내몸 사용설명서, 김영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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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우 tyoo@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