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 경매 소식에 유물 반환 촉구 변호인단 결성

전통 문물의 소유권을 두고 중국과 프랑스 간에 소송이 불거질 전망이다.

경매회사 크리스티에서 오는 2월 하순 중국 청나라 시대의 동물 두상을 경매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 여론이 들끓고 있는 것.

프랑스의 한 수집가가 소장 중인 이 동물 두상은 청나라의 황실정원 원명원(圓明園)의 12지신상으로 알려졌다. 원명원은 한때 '동양의 베르사유'로 불리며 아름다움을 자랑하던 청나라의 황실정원을 말한다. 크리스티가 다음달 하순 경매할 두상은 12지신상 중 쥐와 토끼머리상. 국보급인 이 동물 두상의 가치는 2억 위안(400억 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최근 베이징에서는 유실된 원명원 유물의 반환을 촉구하기 위한 변호사 지원단이 결성됐다. 지원단은 경매회사에 경매의 취소와 유물의 반환을 요구키로 하고 동시에 소송을 준비 중이다. 현재 무려 81명에 이르는 변호인단은 소송주체를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문물국박물관사(國家文物局博物館司) 사장 쑹신차오(宋新潮) 역시 "경매가 이뤄지면 다시 한 번 중국의 주권과 중화민족의 존엄을 손상시키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약탈당한 원명원의 문물을 중국 국민에게 반환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프랑스 측은 원명원 문물의 무상 반환은 어렵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번 일이 무상 반환의 사례가 되면 다른 문물 또한 잇따라 비슷한 요구를 해올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변호사 지원단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과 프랑스 사이에는 문물에 관한 합의서가 있으니 후속 사안도 그에 맞게 처리하면 된다"고 반문하며 "중국 국민들은 두 번째 약탈과 다름없는 이 경매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명원은 1860년 2차 아편전쟁에서 영국과 프랑스 연합군에 의해 폐허가 되었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문화재와 보물이 약탈됐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개최 직전 일부가 복원돼 일반에 개방되기도 했다.

한편 12지신상 중 5개는 소재불명이고 나머지 5개는 중국에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