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10살도 안된 체코 소녀탈출 과정 등 기록 내년 출간

AP=연합뉴스
독일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서 악명높은 나치 전범 요제프 멩겔레를 속이고 목숨을 건진 한 소녀의 극적인 이야기가 공개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6일 현재 체코에서 예술가로 활동 중인 헬가 바이스라는 여성이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생존기가 담긴 일기가 곧 출판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1939년 아직 10대가 되지도 않은 바이스는 가족과 함께 당시 체코의 유대인들이 집단 처형장으로 보내지기 전 강제노역에 동원되는 중심 통로였던 테레진 수용소로 끌려갔다.

이후 1944년 10월4일 바이스와 그녀의 어머니는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보내졌고, 그곳에서 '죽음의 천사'로 불렸던 내과의사 멩겔레를 만났다.

수용소 가스실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을 운명이었던 바이스는 살아남고자 자신이 충분히 일할 수 있는 나이라고 속였고, 그녀의 어머니도 나치 군인에게 바이스가 사실은 밑으로 여동생이 있으며 나이가 더 많다는 거짓말을 했다.

결국, 멩겔레를 속이는 데 성공한 바이스는 가까스로 가스실 처형을 모면해 플로센뷔르크 강제수용소로 보내졌고, 마테우젠 수용소의 '죽음의 행군'에 합류하기 16일 전 겨우 도망쳐 나올 수 있었다.

이로써 바이스는 당시 테레진 수용소에 보내진 1만5,000명 가운데 생존한 어린이 150~1,500명 중 한 명이 됐다.

바이스의 이 같은 개인적인 기록들은 내년 6월 출판사 '바이킹 프레스'를 통해 최초로 영국에서 출판될 예정이다.

'안네의 일기'를 발행했던 출판인 베네샤 버터필드는 "과거에 대한 설명은 종종 그다음 발생했을 법한 일에 대한 지식으로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일기의 가장 중요한 점은 여기에 적힌 내용이 헬가의 현실이라는 것으로 우리가 지금 헬가와 함께 있다는 사실은 회고록과는 분명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바이스는 "아버지는 내게 무슨 일이 있어도 소처럼 죽지 않도록 인간답게 남아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나는 (일기를 쓰는) 창작을 하려는 의지가 인간으로서 살아남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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