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생들 호사… 빈집·차압주택 늘어 한달 70달러만 내면 호화주택서 '상팔자'

미국 뉴욕시의 차압주택 투어 참가자들이 집을 구경하기 위해 버스에서 내려 걸어가고 있다.
일부 미국 대학생들이 최근 주택경기 불황으로 인해 호사를 누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동남쪽 내륙 산호아킨밸리 소재 머시드 캘리포니아대(UC머시드) 학생들은 최근 수영장이나 멋진 벽난로가 딸린 고급 미분양 또는 압류 주택에 저렴한 비용으로 거주하면서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다.

지역 대학생들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기숙사의 수용능력 부족으로 학교 밖에서 생활하게 될 때는 괜찮은 전등이나 세탁주머니, 침대 밑 서랍 등을 우선 챙겼으나 지금은 높은 천장이 있는 거실과 샹들리에, 자동차 3대를 수용할 수 있는 대형차고, 월풀 욕조, 벽난로 등이 있는지를 챙기고 있다.

그런데도 성냥갑 모양의 기숙사는 1년에 1만3,720달러 정도의 월세가 필요한 데 비해 이들 집은 미분양으로 7,000달러 정도밖에 들지 않는다.

게다가 친구들과 함께 사용할 경우 한 달에 200∼300달러 수준이면 생활할 수 있다는 것.

UC머시드대 분자생물학과 4년생인 거비어 딜론은 4명 이상이 자신들이 '펜트하우스'라고 부르는 이 같은 저택을 나눠 쓰면서 매달 70달러만 내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는 월풀욕조에서 목욕하는 호화생활을 하고 있지만 엄청나게 큰 '옷방'에는 야구모자와 셔츠 몇 벌만 달랑 걸려 있다.

이곳 대학생들의 이런 호화생활이 가능해진 것은 기숙사의 수용능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다 이 지역이 라스베이거스와 캘리포니아 발레호 지 역에 이어 미국에서 3번째로 주택 압류가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현재 이 대학의 학생 수는 5,200명에 이르지만 기숙사 수용인원은 1,600명에 불과하다.

전통적인 농업지역인 이 지역은 지난 2005년 UC계열 대학으로는 무려 40년만에 이 대학이 이 곳에 들어선 직후 개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택 붐이 일어나 외부 투자자들이 대거 투자했으나 경기침체로 인해 주택경기가 급격하게 냉각되면서 값싼 빈집들이 크게 늘었다.

지역에서 매달 월세 3,000달러를 내고 거주하는 전직 교사 존 앤거스는 "이곳 대학생은 지금까지 만났던 어떤 학생들보다 운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젊은 학생들이 방 5∼6개가 있는 큰 집을 관리한 것이 쉽지만은 않다고 지적했다. 문단속 소홀 등으로 범죄의 표적이 되는데다 정원관리를 포함한 집 관리에 들어가는 추가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