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 17% 올라 한병 36만원상하이시 "공금 구입 금지"서민들의 술, 이젠 옛말신분과시용 사치품 변질

중국 상하이(上海)시 공직사회에서 잇단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은 바이주(白酒) 마오타이(茅台)에 대한 불매 운동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상하이시는 지난 15일 제13회 인민대표대회(인대) 5차회의에서 한 병 가격이 2,000위안(약 36만4,000원)에 달하는 마오타이가 이미 서민의 술이 아닌 사치품으로 변했다면서 공금을 이용한 마오타이 구입을 금지하자는 의견이 빗발쳤다.

중국 최고의 명주로 꼽히는 마오타이는 매년 춘제(春節ㆍ설), 추석 등 명절을 앞두고 수요가 크게 늘고 있지만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번 춘제 직전에도 제품 가격이 17%가량 인상됐다.

스추진(史秋琴) 상하이시 인대 대표는 회의에서 "마오타이가 이제 보통 서민들이 접할 수 있는 술이 아니다"라고 지적하면서 "상하이시가 먼저 자발적으로 나서 공금을 이용한 마오타이의 구입을 금지하고 각급 기관들이 마오타이 금주를 철저히 감시하자"고 제안했다.

마오타이는 지난 12일 중국 재계정보 제공기관인 후룬(胡潤)이 발표한 `2012년 중국 천만장자의 브랜드 경향 보고'에서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 5위에 꼽혔으며 브랜드 가치도 120억 달러로 전세계 4위에 오른 것으로 평가됐다.

선하이슝(愼海雄) 인대 대표는 "마오타이가 스스로 사치품이라고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가격이 미친듯이 오르면서 사치품의 요건을 갖추었다"면서 "마오타이를 마시는 것은 신분 과시의 상징이 됐다"고 지적했다.

인밍화(尹明華) 인대 대표는 "작년 말 국무원이 조례를 통해 정부 각 부분의 사치품 구매를 금지한다고 명시했다"면서 "조례에서 사치품의 품목들이 명시되지 않았지만 한 병에 2,000위안에 달하는 마오타이는 사치품"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인대 대표들도 시장경제 아래서 기업의 가격 결정을 정부 관여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정부가 공금을 이용한 사치품의 구매를 금지, 재정을 절약할 수는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