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참견해?" 언쟁화제의 동영상 유튜브서 인기

지위향상에 관한 중동지역 여성들의 의식이 날로 높아져 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재스민 혁명을 부른 민주화운동 집회에 참석한 한 여성이 촛불을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사우디 아라비아의 한 여성이 매니큐어를 문제 삼는 종교경찰에 저항하는 동영상이 화제다.

이 여성이 직접 촬영한 2분49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손톱에 바른 매니큐어를 문제 삼으며 쇼핑몰에서 나가라는 종교경찰과 벌인 언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여성은 종교경찰에게 아랍어로 "당신은 내 보스가 아니다"라면서 "나에게 매니큐어를 바르지 말라고 할 권한이 없다"고 항변했다.

그는 또 "나에게는 매니큐어를 바를 자유와 권리가 있다"면서 "네가 참견할 일이 아니다. 네 일이나 잘해라"라며 쇼핑몰 퇴거 명령을 거부했다.

이 여성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올리려고 촬영하고 있다"면서 종교경찰에게 카메라를 보고 미소를 지어달라는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사흘 전 '사우디 여성 종교경찰에 저항하다(Saudi woman defies religious police)'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 올라온 이 동영상은 지난 28일(현지시간) 현재 조회수가 30만 건을 돌파했고, 댓글만 500개를 넘어섰다.

동영상을 게재한 아랍에미리트(UAE) 경제주간지 아라비안비즈니스 홈페이지에도 이 여성을 지지하는 댓글이 폭주했다.

한 누리꾼은 "사우디 여성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무슬림으로서 종교경찰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그들은 가끔 용납할 수 없는 만행을 저지른다"고 지적했다.

다른 누리꾼은 "환상적(FANTASTIC!!!)인 동영상"이라면서 "모든 여성의 권리 보장을 위해 편협한 종교경찰에 들고 일어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사우디에서는 이슬람 율법 '샤리아'를 엄격히 적용해 남녀의 분리가 철저히 시행되고 있다.

특히 여성들은 남성 후견인의 동의가 있어야 여행, 일, 유학, 결혼과 이혼, 공공병원 치료 등이 가능하다.

관공서 대부분이 남성을 대동하지 않은 여성의 출입을 금지하는 반면, 대부분의 쇼핑몰에서는 여성과 함께하지 않은 남성의 출입이 제한된다.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은 최근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하고 남녀가 함께 다니는 대학을 개교하는 등 여성 차별을 완화하는 조치를 잇달아 내놓았다.

특히 지난 1월에는 대표적인 이슬람 근본주의자인 종교경찰 '무타와'의 수장도 온건한 인물로 교체했다.

그러나 샤리아에 따라 풍속을 단속하는 종교경찰의 지나친 간섭에 대한 불만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