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퍼 빌즈 출연 '로렌' 3회 걸쳐 방영돼 눈길지난해 보고된것만 3,200건상당수는 묻혀 버리거나 고발한 피해자에 불이익

'로렌'에서 조 스톤 소령으로 분한 배우 제니퍼 빌즈. AP=연합뉴스
미국 병영 내 성폭행을 다룬 유튜브 동영상 시리즈 '로렌'이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3회에 걸쳐 방영돼 주목되고 있다.

영화 '플래시댄스'의 스타 제니퍼 빌즈와 트로이안 벨리사리오가 출연한 '로렌'은 미 여군들이 군대에서 성폭행을 당한 뒤 겪는 고통과 좌절을 다루고 있다.

특히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상부에 보고하고, 가해자들에게 법적 처벌을 받도록 하는 과정에서 부딪히는 어려움을 묘사하고 있다.

미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미군 내 성폭행의 85%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 이는 피해 여군들이 성폭행 사실을 보고했을 때 당할 불이익에 대해 갖고 있는 우려와, 보고하더라도 상부가 이를 적절히 처리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불신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지난해 미군 내 성폭행 사례는 보고된 것만 3,200여건이었다. 미군 지휘자들은 성폭행은 피해자에게 말 못할 상처를 안겨줄 뿐 아니라 군사 작전을 수행하는 데도 큰 지장을 주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미군은 몇 년 전 병영 내 마약퇴치 운동을 벌였던 것과 맞먹는 성폭행 예방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레슬리 린카 글래터 감독은 이 3부작이 성폭행 사건 발생 시 군 지휘부가 피해자에게 얼마나 부당하고, 냉담하게 대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조 스톤 육군 소령(제니퍼 빌즈 분)은 로렌 병장으로부터 동료 3명에게 집단 성폭행당한 사실을 보고받고 먼저 "그날 밤 술을 얼마나 마셨나"고 묻는다.

또 "사건이 잘 처리되면 가해자들이 약간 감봉되는 처벌을 받을 텐데, 그것으로 끝"이라면서, 그러나 이 사건이 로렌 상병의 군경력에는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한다.

벨리사리오는 '로렌'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아버지 도널드 벨리사리오가 미 해군범죄수사대 드라마 'NCIS'의 제작자이자 해병대 출신이지만 군대 내 성폭행 피해 여군들이 겪는 제도적인 어려움이 이처럼 큰 줄 몰랐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벨리사리오는 "해외 파병 나가면 당신이 가진 것은 옆에 있는 남자 혹은 여자 동료와 상사뿐"이라며 "상사가 성폭행 피해에 관심이 없으면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여군이 성폭행 피해를 보고해도 가해자와 함께 근무하면서 가해자로부터 지속적으로 조소와 우롱을 당하는 것이 예사라는 것.

여군행동네트워크의 아누라다 바그와티 국장은 성폭행 가해자들의 5분의 1 미만이 군사법정으로 넘겨지고, 나머지는 기껏해야 징계를 받는 정도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벨리사리오는 "이 드라마는 반군대적인 것이 아니라 군대의 가치와 도덕성을 높이려는 것"이라며 "국민들이 군대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음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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