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자가용을 타고 놀러 가는 것이 소원이었던 어린 딸을 위해 지인의 차를 훔친 가난한 아버지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대만 타이난(臺南)검찰청이 차량 절도 혐의로 천(陳·27)모 씨를 조사하고 있다고 중국시보가 22일 전했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악극단에서 보조로 일해온 천씨는 지난 8일 지인의 집에서 차를 마시던 중 탁자 위에 놓인 차량 열쇠를 보고 자신도 모르게 주머니에 넣었다. 순간 평소 말버릇처럼 "아빠, 우리도 차 몰고 남들처럼 놀러 한번 가요"라고 애원해온 초등학교 1학년 어린 딸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천씨는 집 밖에 세워진 차를 몰고 나와 딸이 학교에 가기 전인 이른 새벽 시간을 이용해 타이난 일대 유적지를 2시간여 동안 돌아다녔다.

그는 딸의 '소박한 꿈'을 이뤄준 뒤 차량을 지인에게 돌려주려고 했지만, 차가 없어진 사실을 안 지인이 이미 경찰에 신고한 뒤여서 절도범으로 몰리게 됐다.

그는 19세 때 결혼해 딸을 낳았지만 곧 아내와 헤어지고 혼자 딸을 키워 왔다. 악극단 일마저 없을 때는 장례식 행사 등을 전전하며 생활비와 양육비를 벌었다.

검찰 관계자는 "어린 딸의 작은 꿈을 이뤄주려는 아버지의 간절함에서 비롯된 사건"이라면서 "자식 사랑이 충만한 아버지에게 전과가 남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