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전문가' 폼프렛WP 기고… 공산주의 완충국 유리 판단청일전쟁후 한반도 지배권 빼앗긴 것 반면교사로 삼아

지난 2002년 10월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은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을 텍사스주 목장에 초청해 북한 핵개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그러나 장 주석은 "북한은 당신네 문제이지 우리 문제가 아니다"는 말로 이를 거부했다고 한다.

몇 달 뒤인 2003년 1월 부시 대통령은 전략을 바꿔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계속하면 미국으로서는 일본의 핵무장 시도를 막을 수 없다"고 압박했지만 중국은 여전히 요지부동이었다.

그로부터 얼마 뒤 그는 외교적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북한에 대한 군사공격을 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하자 그제서야 중국은 반응했고, 북한과의 대화가 시작됐다.

톈안먼(天安門) 사태 당시 AP통신 기자로 현장을 취재하다 중국 정부에 의해 추방당했던 '중국 전문가' 존 폼프렛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실린 기고문에서 부시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 실린 이 일화가 북한에 대한 중국의 태도를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라고 소개했다.

폼프렛은 "최근 중국이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 과정에 동참했고 내부적으로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으나 애초부터 중국은 북핵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동반자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폼프렛은 그러면서 중국이 북한을 감싸는 것은 이념적, 역사적인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북한이 붕괴할 경우 수많은 피란민이 중국으로 넘어오는 것은 물론 한ㆍ미 양국의 군대가 북한의 핵무기 통제를 위해 북한으로 진입할 경우 '공산주의 완충국'이 사라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분석했다.

한국 주도의 통일은 중국 정치시스템에 엄청난 도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으로서는 북한의 경솔한 행동에 화를 낼 수는 있지만 북한이 붕괴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다.

폼프렛은 아울러 중국이 역사적으로도 1894년 청일전쟁 패배로 한반도 지배권을 일본에 빼앗긴 것을 '반면교사'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측면에서는 통일 한국보다 북한의 현 체제가 유지되는 편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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