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는 대학 졸업을 앞둔 흑인 청년들에게 "세상은 더 이상 변명이 통하지 않는다"며 "반드시 인종사회에 귀감이 되는 인재가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오바마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명문 모어하우스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근면, 희생, 기회"를 키워드로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최고의 흑인대학으로 꼽히는 모어하우스는 1867년 개교 이래 흑인 민권운동가인 마틴 루서 킹 목사와 미국영화의 거장인 스파이크 리 감독, 영화배우 새뮤얼 잭슨 등 수많은 유명인사를 배출했다.

천둥이 치고 장대비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에도 이날 졸업식이 열리는 야외 교정은 졸업생 500여 명과 그 가족 및 학교관계자들로 북적였다.

비닐 우비를 둘러 입은 청중들은 다소 상기된 얼굴로 대통령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오바마는 자신이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나와 같은 기회를 얻지 못한 이들,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도와야 한다는 열망이 컸다"며 "여러분과 같은 흑인으로서 느낀 그 특별한 의무감이 최대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오늘날 너무나 많은 흑인 청년들이 그렇듯 나 역시도 교도소에 가거나 실업자가 됐을 수도 있었다"며 "나 스스로 그들과 다르지 않다고 끊임없이 상기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변호사가 되고 성공한 사업가가 되는 것은 좋지만, 세속적 가치에 지나치게 얽매여선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자신의 뿌리를 기억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자신의 유년기에 대해 "나 또한 오늘날 우리(흑인) 사회의 너무나 많은 젊은이처럼 '잘못된 선택'을 하고, 스스로 잘못에 대해 흑인을 억압하는 세상을 탓하곤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지난 4년간 여러분 모두가 깨달았을 한 가지가 있다면 그건 바로 우리 사회에 더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라며 청년들의 자기 성찰을 촉구했다.

오바마의 이번 연설은 지난 12일 오하이오주립대학교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졸업식 연설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