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식 60주년 맞아 데일리메일 음모론 재조명

대관식 60주년을 맞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왕실 주변의 암투로 왕위 승계를 위협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난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2세는 부친인 조지 6세 왕의 건강이 악화한 가운데 필립공과 결혼하는 문제로 왕실 인사들의 우려를 샀으며 퇴위한 에드워드 8세 왕이 이런 음모의 중심부에 있었다.

에드워드 8세 왕은 1936년 심슨 부인과의 결혼을 위해 동생인 조지 6세 왕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윈저공이 됐지만 측근으로부터 20대인 여조카를 대신해 권좌에 복귀해야 한다는 회유를 받았다.

왕실 인사들은 그리스 및 덴마크 왕가 출신의 빈털터리 필립공이 장래 여왕과 결혼함으로써 배후에 있는 마운트배튼 가문의 영향력이 커질 것을 걱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앨런 래슬스 비서실장과 조이 리 부속실장 등은 왕의 병세가 심해지자 왕위에 오를 엘리자베스 2세를 대신해 윈저공이나 할머니 메리 왕비가 섭정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파리에 머무르던 윈저공이 추대 계획에 열의를 보이지 않고, 메리 왕비도 80세를 넘은 고령에 독일 태생이라는 이유로 계획이 실행되지는 못했다.

이런 내용은 당시 궁정관리인이었던 호러스 윌슨의 비망록과 윈저공이 정부 각료를 지낸 측근인 케네스 드 쿠어시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드러났다.

퇴위 후 파리에 머물던 윈저공은 1946년 쿠어시에게 쓴 편지에서 섭정왕 추대 제안과 관련 "아주 민감한 사안으로 협상력은 50% 정도다. 일을 더 벌이고 싶지 않다"며 주저하는 뜻을 밝혔다.

쿠어시는 조지 6세 왕의 건강이 악화한 1949년에도 윈저공의 복귀를 추진했으나 윈저공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이후 조지 6세 왕의 건강이 잠시 호전되고 1947년 결혼식을 올린 필립공에 대한 왕실 주변의 반감도 수그러들면서 섭정론은 힘을 잃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952년 남편인 필립공과 케냐를 여행하던 중 조지 6세가 숨지면서 왕위에 올랐으며 이듬해 6월 대관식을 치렀다.

이날 대관식 60주년을 맞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윈저궁에 머물며 가족과 함께 예배에 참석하는 것으로 기념일을 자축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오는 4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주요 인사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관식 60주년 기념예배에 참석하고, 7월29일 이후 여름철 버킹엄궁 개방에 맞춰 대관식 축제를 개최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