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휴대전화, 방송 등 정확한 시간을 요구하는 모든 분야에서 빠질 수 없는 원자시계가 현재의 오차 수준을 100분의 1로 줄인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하게 됐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과 스미스소니언 닷컴이 16일 보도했다.

미국 국립 표준기술연구소(NIST)는 50억년 동안 1초 늦어지는 새로운 원자시계를 개발했다고 네이처 포토닉스 저널에 발표했다. NIST 물리학자들은 자신들이 새로 개발한 원자시계가 "10ⁿ(n=18) 초에 1.6초, 즉 50억8천만년에 만 1초 느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이 시간 표준 설정에 사용하는 원자시계는 절대온도 0도에 가까운 극저온의 세슘 원자이다. 레이저로 온도를 낮춘 세슘 원자는 마이크로파에 의해 발사돼 특정 주파수에서 진동하는데 이 주파수는 세슘 원자의 최외곽 전자가 91억9263만1,770Hz 궤도에 도달할 때 흡수되는 에너지와 같다. 즉 '초(秒)'는 이 주파가 91억9263만1,770 주기만큼 지속되는 시간을 가리킨다.

그러나 이런 주파수의 정확한 측정치를 왜곡하는 몇가지 요인들이 있는데 연구진이 개발한 '광학 격자 시계'(optical lattice clock)는 레이저빔으로 이루어진 격자 상자 속에 이테르븀 원자를 가두고 다른 유형의 레이저파를 쏘아 에너지 수준을 올리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런 시계는 순전히 과학적인 성취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실생활에도 큰 의미가 있다. 예를 들어 휴대전화의 지도 앱 사용 가능성 여부는 여러 위성이 제공하는 위치 정보가 정확히 일치하는지에 달려 있다. 원자시계에 1나노 초(10억분의 1초) 오차가 발생하면 GPS의 위치 정보는 약 30㎝ 벗어나게 된다.

새 원자시계의 개발은 측지학 분야에 새로운 전기를 가져올 전망이다. 측지학은 장기간에 걸쳐 지구의 형태와 중력장의 미세한 변화를 추적하는데 기존 원자시계들은 해수면에서 해발 고도 1.6㎞에서와 비교할 때 극미하게 느리게 간다. 지구와 가까울수록 중력의 힘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기존의 가장 정교한 원자시계로도 이런 차이는 수천 미터 고도에서만 측정할 수 있지만 새로운 원자시계는 1㎝ 높이에서도 이런 차이를 감지할 수 있다. 따라서 빙하의 두께에 일어난 작은 변화나 판의 충돌로 인해 장기간에 걸쳐 발생한 산맥의 융기 같은 변화들을 측정할 수 있게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