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동성결혼법이 19일 발효되자마자 뉴질랜드는 물론 인근 호주에서 찾아온 동성애자들의 결혼이 줄을 잇고 있다.

뉴질랜드 언론은 동성결혼법이 발효된 이날 오전에만 10여 쌍의 뉴질랜드 동성커플과 1쌍의 호주 커플이 혼인증서를 발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출생ㆍ사망ㆍ결혼등기소에 이날 결혼하겠다는 계획을 알려온 동성커플이 31쌍에 달했으나 실제 숫자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 신문은 이날 오전 오클랜드에 있는 한 교회에서 열린 동성결혼식에 이른 아침부터 수많은 하객이 참석해 타시 비탈리(37)와 멜 레이(29) 커플을 축하해주었다고 전했다. 이 결혼식의 주례를 맡은 매트 타이틀 목사는 동성결혼식 주례를 맡게 돼 영광이라며 "이것은 역사적인 일로 모든 사람은 누구를 사랑하든 관계없이 존엄성과 인간적 가치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출생ㆍ사망ㆍ결혼등기소는 지난주 웹사이트에서 내려 받아간 혼인신고 양식이 1,000여건으로 평소의 3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가운데 150여건은 뉴질랜드에서 결혼하려는 해외 동성커플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프 몽고메리 등기소장은 "뉴질랜드에서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동성커플들이 뉴질랜드에서 결혼하는 데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언론은 호주 결혼평등운동단체(AME) 관계자의 말을 인용, 뉴질랜드에서 결혼하겠다는 의사를 이 단체에 전달해온 호주 동성커플 숫자가 1,000여쌍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로드니 크룸 AME 회장은 "뉴질랜드에서 결혼하려는 호주 동성커플들의 숫자가 많은 것은 호주에서 결혼 평등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리다가 지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뉴질랜드 동성결혼법은 지난 4월 국회에서 찬성 77표, 반대 44표로 통과됐다. 이 법은 결혼의 정의를 성이나 성적 취향, 성 정체성에 관계없이 두 사람이 부부로 결합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보수단체 등 뉴질랜드 사회 일각에서는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것은 오만한 문화 파괴행위라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