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개입 준비태세 돌입… 프랑스·이스라엘 강력 대응 촉구아사드·러시아·이란은 강력 반발

시리아 최악의 화학무기 참사로 서방의 군사개입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내전 사태는 발발 2년6개월 만에 최고의 긴장 상황을 맞았다.

미국은 공식적으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지만 군사개입 준비 태세를 구체화하고 있으며 일부 언론은 미국의 미사일 공격설을 보도했다. 영국과 프랑스도 연일 강력 대응 방침을 강조했다. 반면 시리아 정부 편에선 러시아와 이란은 서방의 군사개입이 끔찍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반발의 강도를 높였다.

미국은 24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외교·안보정책 핵심 참모들과 회의를 열어 군사개입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는 등 만반의 준비태세에 들어갔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대통령은 화학무기 사용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국제사회가 준비해야 할 다양한 잠정적 옵션을 마련하라고 요구했고, (회의에서) 이들 방안에 대한 자세한 검토 결과를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는 오바마 대통령의 지시로 가능한 모든 비상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한 상태라고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밝혔다. 헤이글 장관은 25일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이중 하나를 사용하기로 결정하면, 어떤 선택이든 실행할 수 있도록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연일 아사드 정권에 무력대응을 주장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25일 프랑스는 이번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공격을 처벌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호주 케빈 러드 총리와 전화통화한 이후 이런 방침을 밝혔으며 캐머런 총리와도 조만간 대응방안을 논의할 회담을 하기로 했다.

이번 공격이 정부군의 소행으로 지목한 이스라엘도 국제사회에 대응을 촉구했다.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은 "시리아에서 모든 화학무기를 제거하도록 국제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아사드 정권은 궁지에 몰리자 군사개입은 중동에 불을 지르는 것이라고 협박했고 러시아와 이란 등도 강력히 반발했다.

시리아 관영 사나(SANA)통신은 옴란 알 주비 공보장관이 미국을 겨냥해 "시리아를 공격하는 일은 시리아뿐 아니라 중동 지역 전체를 불태우는 불덩이가 될 것"이라며 "시리아 공격은 쉽지 않은 여정"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정부는 현재 다마스쿠스에 있는 유엔 조사단의 현장 조사를 허가하지 않는대신 24일에도 화학무기 공격을 받은 구타지역을 공습해 증거를 훼손하려 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번 화학무기 공격이 반군의 소행이라고 비난했던 러시아는 25일 의회 고위 관계자가 미국의 군사개입과 관련해 강도 높은 비난을 내놨다.

국가두마(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 알렉세이 푸슈코프는 트위터에 "이라크 전쟁과 마찬가지로 이 전쟁(시리아 전쟁)은 합법적인 것이 될 수 없으며 오바마는 부시의 복제품이 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번 화학무기 공격은 시리아 반군이 정부군을 궁지로 몰아넣으려고 꾸민 자작극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란 역시 최고위급 장성이 미국의 개입 움직임에 반발했다. 이란 합참차장인 마수드 자자예리 장군은 "미국이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금지선'을 넘는다면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