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방사능 오염수 처리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해온 지상 저장탱크의 안전성을 근본적으로 의문시하는 지적과 신호가 잇따르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24일 약 300t의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가 유출된 문제의 지상탱크가 맨 처음 설치됐던 장소에서 해체돼 오염수 유출이 생긴 지금의 장소로 옮겨져 설치된 탱크라고 발표했다.

탱크(직경 12m 높이 11m 용량 1천t)를 옮긴 이유는 지반 침하 때문이다. 도쿄전력 설명에 따르면 동일본대지진 발생 3개월 후인 2011년 6월 원전부지 내에 이번에 문제가 된 탱크와 같은 구조의 탱크 설치 작업이 시작됐다.

하지만 탱크에 누수가 없는지 사전 시험을 하던 중 탱크 콘크리트 기초 부분에 약 20㎝의 지반 침하가 발생하는 바람에 탱크 3기를 해체한 후 오염수가 유출된 지금의 탱크 구역으로 옮겨 다시 설치했다.

이설된 탱크 3기는 당시 사전 시험에서 '이상없다'는 판정이 내려져 그해 10월말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그중 하나의 탱크에서 오염수가 유출됐다는 것이다. 이들 탱크에 저장돼 있는 오염수는 이르면 25일 다른 탱크로 옮겨진다.

도쿄전력측은 이러한 탱크 이설과 오염수 유출과는 인과관계가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지반침하로 탱크의 강재(鋼材)가 뒤틀린 결과로 접합부에서 누수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지반 침하 문제는 탱크의 무게 때문에 생긴 것만은 아니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원전 부지가 평균 70㎝ 정도 내려앉는 등 지반이 약해져 있는 것도 탱크 안전성을 위협하고 있다.

원통형 탱크의 접합부분을 용접하지 않고 볼트로 연결하고 고무패킹처리한 데 대해서도 탱크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태양광선과 탱크 내 고온으로 고무패킹 등이 열화돼 탱크 수명이 오래가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이런 가운데 후쿠시마 원전 탱크 설치 과정 등을 잘 알고 있는 한 도쿄전력 협력회사 관계자는 마이니치(每日)신문의 취재에 "탱크 공사기간도 짧고 돈도 가능한 들이지 않고 만들었기 때문에 탱크가 장기간 버틸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고 털어놓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