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호한 대북정책 기조 재확인… 北에 새로운 대화전략은 부재

트럼프, 자극적·공격적 단어선택 의도적 배제

연설문, 한국 성장 부각시키는 대신 北 정권 인권유린 비판

BBC “北에 대한 경고였지만, 전쟁 촉발은 아냐” 평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 8일 국회연설에 대해 미 언론들은 북한에 강경한 입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김소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 8일 국회연설에 대해 미 언론들은 북한에 강경한 입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미 방송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문의 단어선택이 자극적이거나 공격적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CNN은 “’우리는 미국의 도시들이 파괴의 위협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내용이 극단적이고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을 통해 북한에 핵 전쟁이나 주한미군을 철수하겠다는 위협은 가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잘한 연설 중 하나였다고 호평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의지 표명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전략을 구체화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트럼프는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주장하지만 현재 북한이 핵개발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 역시 이번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로켓맨”이나 트위터 등에서 자주 쓰이는 과장된 표현들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북한 정권의 핵심을 찌르는 단어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WP은 이번 연설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파시즘’, ‘추종’ 등의 단어를 사용해 북한 정권의 인권유린을 묘사하는 데 많은 비중을 뒀고 김정은이 대중에 대한 통제를 가까스로 이어가는 현 상황을 직설적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인권을 비롯한 북한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묘사한 점에 대해서는 감성적인 호소를 끌어냈다고 높은 점수를 줬다.

아울러 초청국인 한국의 정치, 경제, 문화적 성장을 높이 평가하는 발언을 반복적으로 하며, 이를 북한이 따라야 하는 모델로 제시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영국 BBC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북한에 대한 경고이긴 했지만, 전쟁을 촉발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자유로운 한국인들과 북한 주민들의 삶을 대비한 부분이 효과적이었다고 전했다. 이밖에 김정은을 향한 화해의 손짓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정권에 내놓은 제안 중 가장 구체적인 것이었다고 했다.

이날 국회연설은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에 보내는 메시지도 포함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고립을 강화해야 한다고 국제사회에 설파함으로써,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인을 비롯해 러시아와 중국 지도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WP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방문을 앞두고 중국이 북한에 더 압박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 풀이했고, BBC도 중국과 러시아에 압력을 가한 것이라 해석했다.

김소현 기자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