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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관세전쟁에 ‘脫중국’ 조짐(?)… 韓 기업 ‘콧방귀’ 이유는

관세전쟁 피해 ‘탈중국’ 한다고?… SK하이닉스, 中 투자 늘려
  •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정부와 시진핑 중국 정부 간의 관세전쟁으로 중국에 진출해 있는 기업들의 피해와 탈 중국 현상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의 경우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와 향후 이들이 중국을 떠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외신들은 국내 기업 중 SK하이닉스(Hynix)가 관세전쟁으로 인해 주요 생산품인 반도체의 공정 일부를 중국에서 한국으로 이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보도하며, 중국 내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주요 기업들의 탈(脫) 중국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의 우려와 탈 중국화 예측에 대해 국내 업계에서는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ㆍ중의 관세전쟁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중국 내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SK하이닉스는 관세전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중국 투자를 늦추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각) 자정부터 2000억달러(약 224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5745개 품목에 대한 10%의 추과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500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 1097개 품목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매길 준비가 돼 있으며, 중국이 보복 관세로 대응할 경우 2670억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에도 중국 정부는 즉각 보복의사를 밝혔고, 미국 정부가 24일부터 추가 관세를 부과하자 같은 날 오후 중국 측 역시 600억달러 규모의 미국 5207개 제품에 5~10%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맞불을 놨다.

이른바 G2로 불리는 미ㆍ중 양국의 관세전쟁이 격화되면서 대미 수출품의 생산기지를 중국에 두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일부 다국적 기업들이 고관세로 인한 수출 이익에 큰 피해를 볼 수 있고, 이에 각 기업들의 탈 중국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영국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최근 보도를 통해, G2 국가의 관세전쟁으로 중국에 전자제품 등의 생산기지를 둔 기업들이 공장 이전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업 중에는 일본의 미쓰비시 전기와 도시바 기계, 고마쓰, 대만의 콤팔 일렉트로닉스 그리고 국내 기업인 SK하이닉스와 LG전자 등도 포함돼 있다. 로이터 통신은 미쓰비시 등 일본 기업과 SK하이닉스 등이 7개 업체가 지난 7월부터 중국 생산기지에 대한 이전 계획을 검토해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지난 7월은 미국 정부가 중국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며 관세전쟁을 본격화한 시점이다.

이어 LG전자와 콤팔 일렉트로닉스도 향후 관세전쟁이 심화될 경우를 위한 대비책을 마련해 놓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다국적 기업으로서 여러 국가에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탈 중국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외신들은 SK하이닉스가 일부 반도체 모듈 생산 공정을 중국에서 한국으로 이전하기 위한 작업을 준비 중이라고 집중 조명했다. 하이닉스의 주요 생산 품목인 메모리 칩 등에 대한 테스트와 포장은 중국에서 하되 생산은 중국 외 국가의 생산기지에서 충분히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D램 반도체 모듈 제품 중 미국으로 수출되는 물품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생산 절차 일부를 한국으로 가져와 관세전쟁으로 위험을 회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SK하이닉스가 中을 왜 떠나나”… 관세전쟁에 ‘호들갑’ 지적도

외신들을 중심으로 미ㆍ중 관세전쟁에 따른 일부 기업들의 피해 우려와 함께, 특히 SK하이닉스 등의 탈 중국화에 대한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정작 국내 업계에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사실 이번 관세전쟁에 따른 중국 내 국내 기업들의 피해는 우려만큼 상당하지는 않은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실제로 앞서 언급한 SK하이닉스가 중국에서 생산하는 대미 수출품인 D램 반도체 모듈은 중국 우시 공장에서 생산되는 전체 D램 반도체 모듈 물량 중 극히 일부에만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 우시공장에서 생산하는 D램 반도체는 대미 수출용이 아닌 주로 중국 내수시장에서 판매하기 위한 물품에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이번 관세전쟁으로 피해를 볼 수 있는 물품은 국내에서 생산돼 중국 쑤저우 공장에서 후공정을 마친 후 미국으로 수출하는 D램 반도체 모듈로, 이 역시 SK하이닉스의 경우와 같이 일부 물량에만 해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SK하이닉스의 경우 미ㆍ중 관세전쟁이 격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투자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 (사진=연합)
향후 미국의 고관세로 인한 피해가 예상 밖으로 상당해진다면 해당 D램 반도체 모듈을 쑤저우 공장에서의 후공정 없이 국내에서 공정을 마친 뒤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삼성 측 역시 우려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미ㆍ중 관세전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SK하이닉스는 중국 투자를 더욱 늘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중국이 매출의 최대 창구로 올해 상반기 매출 약 19조원 중 중국에서의 비중이 무려 38%(약 7조 3721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지난 7월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를 통해 중국 내 투자회사와 합작 법인을 설립하고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또 이번 달에는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D램 반도체 생산 공장이 위치한 우시 지역에 오는 2022년까지 무려 3억달러 규모의 종합병원을 건립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ㆍ중 관세전쟁과 상관없이 해가 갈수록 SK하이닉스의 중국 투자 규모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본지가 취재한 업계 관계자들은 일부 외신들이 SK하이닉스 등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중국 의존도와 미ㆍ중 관세전쟁의 상황에 대해 단편적인 부분만 보고 오해하고 있다고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무엇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자사 D램 반도체의 절반이 우시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고, 아무리 미국이 중국에 관세 압박을 해온다고 할지라도 중국 내 생산품 중 대미 수출품이 극히 일부인 만큼 탈 중국을 검토할 정도는 전혀 아니라는 설명이다.

외신들이 보도한 SK하이닉스가 최근 일부 반도체 모듈 생산 공정을 중국에서 한국으로 이전하기 위한 작업을 준비 중이라는 부분 역시 최근 신규 공장 투자를 통해 오해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다.앞서 지난 7월 SK하이닉스는 3조 4855억원을 투입해 경기도 이천 본사 내 부지에 M16 D램 메모리 생산 공장을 새롭게 건설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 이천 신규 공장 투자 발표는 당시 정부에서 삼성과 SK 등 대기업들에 투자 방안을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이뤄진 것으로, SK그룹 차원에서도 국내 반도체 생산 시설 확대를 원래부터 고려하고 있었다”라며 “신규 공장의 완공까지 수년이 걸릴 텐데 이것을 가지고 현재 미ㆍ중 관세전쟁으로 인한 탈 중국화의 대비라고 본다면 무리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미ㆍ중 관세전쟁으로 인해 오히려 중국 내부에서 다국적 기업들의 이탈과 동요를 막고자 제재를 완화하고 투자를 활성화하는 등의 ‘환심 사기’ 정책을 펼 것이라는 목소리가 다수를 이루고 있다.

일각에서의 예측대로 미ㆍ중 관세전쟁이 격화돼 탈 중국을 통해 동남아 신흥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한다고 할지라도, 구축해야 할 설비와 물류 네트워크 등 주요 인프라가 부족한 만큼 중국에 남는 것이 이득이라는 분석이다.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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