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정부가 이란 테헤란 외곽에서 추락한 자국 여객기의 사고 원인으로 이란이 보유한 러시아제 미사일을 의심하고 있다. 러시아 타스 통신에 의하면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 알렉세이 다닐로프는 “추락한 여객기가 테헤란 인근에서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 ‘토르’에 피격당했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가조사위원회 소속 전문가들은 여객기 사고 조사를 위해 테헤란으로 건너갔고 이란 전문가들과 함께 여러 가설을 점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항공 소속 보잉 737-800여객기의 추락 잔해물. 연합

다닐로프 서기는 “주요 가설 중엔 토르를 포함한 지대공미사일에 의한 피격도 있다”며 “사고 현장 부근에서 미사일 잔해가 발견됐다는 정보가 인터넷에 올라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토르는 현재 이란이 보유한 미사일로 1980년대 소련군에 실전배치된 지대공미사일로 10m~10km 높이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 다닐로프 서기는 사고 현장을 시찰하는 과정에서 인터넷 정보를 근거로 미사일 잔해를 수색하는 작업을 벌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조사에 파견된 우크라이나 위원회에는 말레이시아 MH-17 여객기 피격 사건 조사에 참여했던 전문가들도 포함댔다. MH-17 여객기 피격 사건은 지난 2014년 7월 17일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 반군 간의 교전으로 격추도 298명이 숨진 사건이다.

다닐로프 서기는 그 외에도 트론이나 다른 비행체와 충돌했을 가능성, 기술적 결함에 의한 엔진 파손 및 포발, 테러 행위 등도 가설 목록에 포함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위원회가 여객기 블랙박스 분석에 참여하는 문제와 전반적인 조사 공조에 대해 이란 측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8일 우크라이나 키예프로 향하던 우크라이나국제항공 보잉737-800 여객기가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을 이륙한 직후 추락했다. 이 사고로 여객기에 타고 있던 176명 전원이 사망했다. 이란 당국은 여객기가 엔진 발화 문제로 지상으로 추락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천현빈 기자



천현빈 기자 dynamic@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