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투자은행들 “3~4분기 반등”…국제 유가 반짝 상승세 이은 하락세

지난 6일 국제유가가 20%대의 폭등세를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국제 유가가 반짝 상승세를 보이다 다시 하락 기조를 유지하면서 코로나19 이후 국내외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근원물가 상승률은 0%대 초반으로 20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고, 미국과 유럽 등 세계경제도 여전히 어두운 전망을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 5일연속 상승세 이어 소폭 하락세

국제유가는 지난 5일(현지시간)까지 폭등하며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다 다시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다. 4일 약 2주만에 배럴당 20달러선을 회복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7일 배럴당 23.5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원유 수요 감소로 기록적인 하락세를 보였던 국제유가는 부분적인 경제 정상화 움직임에 따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반짝 상승세를 보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가 상승에 대해 “(원유)수요가 다시 시작되면서 유가가 멋지게 올라가고 있다”며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했다. 이에 따라 미국 뉴욕증시도 함께 약간의 해빙 무드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재택근무로 인해 주가가 오른 IT업종 기술주들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소셜미디어 페이스북 등이 이같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유가하락에 소비자물가 상승률 6개월만에 최저치

조금씩 나아질 기미는 보이고 있지만 전반적인 유가 하락에 대한 여파는 국내외에서 크게 나타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월 수출액(369억2000만달러)이 전년대비 24.3% 감소했다. 특히 석유제품과 선박, 철강, 자동차 등은 큰 폭의 수출 하락세를 보였다.

소비자물가도 저유가의 영향을 받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1%로 6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식 서비스 수요가 줄고 석유류 가격 하락과 고교 무상교육 실시로 공공 서비스 가격도 내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가격이 6.7% 떨어져 전체 물가상승률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전달보다 어려운 여건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공급망 봉쇄와 붕괴, 각 나라의 경기 부양과 유동성 공급, 생활 방역 등은 물가 상승 요인이고, 국제 유가 하락이 완전히 반영되지 않은 점은 물가가 더 하락할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경제, 확진자 수 증가에 ‘어두운 전망’

세계경제는 한국보다 더 어두운 전망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은 코로나가 잡혀가는 분위기지만 전세계 코로나 확진자 수는 1일 8만명에 육박하는 등 완화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전세계 코로나 확진자 통계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약 8만명의 확진자와 5천여명의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확진자 수가 미국은 124만명, 스페인 25만명, 이탈리아 21만명 영국 19만명, 프랑스와 독일이 17만명에 육박하는 등 심각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사망자 수도 미국 7만여명, 이탈리아와 영국이 2만9000여명 등 좀처럼 줄어들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지표도 빨간불 일색이다.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는 6일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회원국, 유로존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7.7%, EU 전체로는 7.4% 역성장이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9년 금융위기 당시 4.5% 역성장보다도 심각한 수준이다. 유럽 경제가 1929년 세계 대공황 이래 최악의 경제적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 파올로 젠틸로니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7일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EU가 대공황 이후 역사상 가장 깊은 불황기에 진입했다”라며 올해 하반기부터는 경제가 서서히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나라마다 불황의 정도와 회복력 모두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탈리아, 스페인, 벨기에, 그리스 등 각국이 경제활동을 일부 재개하면서 2차 감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2차 감염이 현실화될 경우 경제성장률은 3%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차 감염이 현실화할 경우 경제성장률은 추가로 3%포인트 더 하락할 전망이다.

주요 투자은행들 “코로나19로 세계 경기 바닥 쳤다”

세계 주요 투자은행들은 코로나19로 세계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5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유명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제가 올해 1o4분기에 바닥을 찍고 다음 분기부터 반등한다는 예측을 내놨다. 골드만삭스는 투자자 보고서에서 “세계의 각국에서 봉쇄정책이 완화되고 있다”며 “세계경기 침체는 바닥을 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선진국 경제 규모가 올해 2o4분기에 32% 위축되고 3o4분기와 4o4분기에 걸쳐 각각 16%, 13%씩 급성장한다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의 또한 “우리가 추적하는 많은 지표들이 세계 경제가 바닥을 치는 중이라고 시사하고 있다”라며 “중국 경제는 2월에, 유로 경기는 4월중 바닥을 쳤으며 미국은 4월말부터 바닥을 치고 통과중”이라고 분석했다.



장서윤 기자 ciel@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