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1차 백신 접종률 54.0%…완전 접종률 26.8%

18~49세 연령층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이 시작된 지난 26일 서울 양천구의 한 병원에서 시민이 접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전 세계에서 접종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50억 회분을 넘었다고 AFP 통신이 각국 공식 통계를 종합해 지난 24일 보도했다. 영국에서 처음 대규모 접종 캠페인이 시작된 지난해 12월 8일부터 따지면 약 8개월 만의 성과다. 세계인구 100명당 백신 접종 횟수는 64회분으로 집계됐다.

이 통신은 백신 첫 10억 회분이 접종되는 데 약 140일이 소요됐지만 30억 회분에서 40억 회분으로 늘어나는 데는 26일, 40억 회분에서 50억 회분으로 늘어나는 데는 30일이 걸리는 등 현재 접종 속도가 안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접종된 백신의 약 40%는 중국(19억6000만 회분)이 차지했다. 이어 인도(5억8900만 회분)와 미국(3억6300만 회분) 순으로 접종 횟수가 많았다.

美 FDA 화이자 정식 승인…백신 의무화 돌입

한국도 코로나19 1차 백신 접종률은 50%를 넘어섰다. 질병관리청의 27일 자정 기준 통계에 따르면 전국 1차 접종률은 54.0%로 누적 2772만7639명이고 전국 완전 접종률은 26.8%로 1378만926명이다. 완전 접종 기준으로는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다. 특히 집단면역 형성을 위한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예약률이 다소 저조한 18∼49세 연령층의 접종률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이처럼 백신의 질적·양적 개선이 시급해 보이는 가운데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 23일(현지시간)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이하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정식 승인하면서 미국에서 잠시 정체됐던 백신 접종에 다시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닛 우드콕 FDA 국장대행은 승인에 대해 “화이자는 FDA가 정식 승인한 첫 코로나19 백신으로 대중들은 이 백신이 안전성과 효과, 제조 품질에 관한 FDA의 최고 표준을 충족한다는 것에 확신을 가져도 된다”며 “이번 정식 승인이 미국이 코로나19 팬데믹과 벌이는 싸움에서 중대한 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 FDA가 화이자 백신을 정식 승인한 뒤 이를 의무화하는 지방정부가 늘고 있다. 시카고가 있는 미국 일리노이주는 지난 26일 모든 초·중·고교 교사·교직원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다고 현지 외신이 보도했다. 백신을 맞지 않으려면 정기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

시카고시는 최근 실내 마스크 의무화를 부활시킨 데 이어 지난 25일 모든 시 공무원들에게 오는 10월 15일까지 백신 접종을 마치도록 의무화한다고 발표했다. 뉴욕시도 FDA가 화이자 백신을 승인한 날 모든 공립학교 교사·교직원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고 뉴저지주는 주 정부 직원에게 백신 접종 의무를 부과했다

크고 작은 백신 논란…이제는 이름까지 논란

주요 백신별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화이자는 이번 정식 승인 조치에 따라 앞으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을 ‘코머너티’(Comirnaty)라는 브랜드명으로 마케팅하기로 했다. 정식 승인에 따라 이 백신의 홍보·광고가 가능해졌고 병원 등에 직접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 코머너티라는 브랜드명이 “이상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일단 코머너티 발음이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방송 등을 중심으로 “소련 비밀경찰 부서의 이름처럼 들린다”는 등의 언급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화이자는 코머너티가 ‘코로나19’(Covid-19)와 ‘mRNA’(메신저 리보핵산), ‘커뮤니티’(공동체)와 ‘면역’(immunity)을 합쳐 만든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사용 중인 모더나의 스페인 제조 코로나19 백신에서는 이물질이 발견돼 동일 공정에서 생산된 다량의 백신 접종을 보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미사용 상태 모더나 백신에 이물질이 혼입돼 있다는 보고가 일본 내 복수의 백신 접종 시설로부터 있었다고 지난 26일 발표했다.

현지 공영방송 NHK의 보도에 의하면 이물질은 지난 16일 이후 도쿄도, 사이타마·이바라키·에히메·기후현에 있는 백신 접종 시설 중 8곳에서 확인됐다. 후생노동성은 이물질이 나온 백신과 동일한 공정에서 제조된 백신 사용을 보류키로 결정했다. 일본 내 약 863개 접종 시설에 배송된 합계 163만 회분 미사용 백신이 보류되는 것이다. 

접종 시작 후 국내 오접종 사례, 800여건 발생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일본 유통 중 이물질이 발견된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과 동일한 제조번호 제품이 국내에는 없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식약처는 국내 유통 모더나 백신에도 스페인 제조 생산 분이 있어 국가출하승인된 제조번호를 확인했고, 그 결과 동일한 제조번호는 없었다.

다행히 이물질이 발견된 모더나 백신과 동일한 제조번호 제품이 국내에는 없었지만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후 약 6개월 동안 접종 용량이나 종류를 지키지 않은 오접종 사례가 800여건이나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5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지난 2월 26일부터 이번 달 24일까지 접종이 이뤄진 약 3745만 건 가운데 오접종 사례는 829건(0.002%)이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 중 허용되지 않은 백신으로 교차접종을 하거나 유효기간이 지난 백신을 주입하는 등 백신 관련 오류가 314건(37.9%)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접종 용량 미준수 오류(278건·33.5%), 접종 시기 오류(125건·15.0%), 접종 대상자 오류(90건·10.9%), 희석액 관련 오류(18건·2.2%) 등의 순이었다. 이 밖에 접종 방법이 잘못된 사례도 4건(0.5%) 있었다.

예방접종대응추진단 관계자는 “위탁 계약 해지는 지자체 판단에 따라 시행되고 의료기관의 중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에 계약 해지를 하고 있다”면서 “대부분 백신 과다 접종 사례에서 계약 해지가 이뤄지고 있고 최근 10명에게 화이자 백신을 과다 접종한 의료기관과 계약을 해지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자체는 오접종 7일 후까지 이상 반응을 모니터링하며 후속 조치 이행 여부를 예방접종통합시스템으로 보고하고 질병관리청에서 이를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