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 고층빌딩 모습. (사진=유투이미지 제공)
도시부동산은 공간의 탄력적 활용, 코로나 대유행, 기후 위기, 재택근무, 주택 위기, 기술발전 등이 뒤섞이면서 불확실성의 시대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세계적인 도시부동산 단체인 ULI(Urban Land Institute)는 2022년 글로벌 도시부동산 10대 트렌드 전망을 발표해 관련 시사점만 정리해보았다.

도시부동산의 유연성과 편의성이 향후 10년을 이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은 사람들이 과거와는 다르게 일하고 살도록 강요하고 있다. 우리는 도시부동산에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유연성을 찾고, 사용 방식도 바꾸어야 한다. 일과 삶의 새로운 균형, 시간 관리방식의 편의성과 생산성도 중요해지면서 도시부동산의 물리적 변화도 있어야 한다. 특히 재택근무나 온라인 쇼핑 증가에 대처하는 더 많은 변화도 필요하다.

오피스는 어디서나 일하는 개념으로 재설정되고 있다. 오피스는 오랫동안 상업용 부동산의 기반이었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원격 근무는 많은 사무직 근로자에게 옵션이 됐다. 재택근무가 사무실 수요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관점이 다양하지만, 기업이 미래에 더 적은 공간을 임대할 거라는 건 확실해 보인다.

신규 채용을 하더라도 사회적 거리 두기로 많은 공간은 불필요해진다. 값이 비싸서 그렇지 도심 오피스는 교외보다 수요가 여전히 더 많을 전망이다. 본사의 도심 입지는 분산된 원격 근무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일하고 생활하는 게 어디서든 가능해지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과 봉쇄로 재택근무가 증가하면서, 일 자체와 전통적으로 일하는 장소 사이에 구분이 약해지고 있다.

그만큼 근로자는 거주지 입지를 결정할 때 유연성을 갖게 되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직장 위치에서 멀리 있는 교외나 시골로 이주할 수 있다. 그곳에서 재택 사무실, 보육원, 더 많은 주택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런 수요가 증가하면서 주택 가격과 임대료는 대도시 시장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근무와 원격 근무를 영구 옵션으로 채택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부터 시작된 패턴으로 코로나19로 채택 속도가 빨라졌을 뿐이다. 낮은 인구 밀도와 저렴한 교외를 선호하는 트렌드는 당분간 증가할 전망이다. 이런 현상은 대개 미국 인구 증가율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둔화할 때 나타난다. 물론 이는 국토균형 발전이 잘된 미국의 경우로, 우리는 사정이 다르다.

주택 위기가 심각하다. 코로나19 초기에 일시적 경기 침체 동안 주택 가격과 임대료 상승이 거의 멈췄다. 그러다가 경제 재개가 가속되면서 주택 가격과 임대료 상승이 임금 인상보다 훨씬 높게 오르면서, 주택 구매가 힘들어졌다. 값비싼 대도시 시장을 떠나는 사람들이 목적지의 작은 시장에서 주택 가격을 인상하면서 2차, 3차 시장에서 매매 및 임대 주택 비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결국 주택 공급이 신규 수요 증가에 훨씬 미달하면서 민간과 정부의 상당한 공급이 없다면 주택 부족은 계속 악화할 전망이다.

도시 경관이 바뀌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과거와는 다른 도시 모습이 생기고 있다. 공용 야외 공간의 경우, 차량보다 보행자 배려가 늘고 있다. 인도와 노상 주차장에 야외 쉼터와 카페 좌석이 들어서고, ‘저속 도로’가 실행되면서 차량 통행보다 도보 통행을 환영한다.

기후 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다. 인간이 유발한 기후 위기로 자연재해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도시부동산은 기후 위기에 많은 책임이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기후 회복력을 개선하는 힘이 있기에 환경 인증과 기후 완화에 광범위한 참여를 하고 있다. 물론 기후 위기의 극복비용을 책임지는 숫자 증거는 아직 미미하다. 기후 위기로 자산피해의 위험이 증가하면서 많은 투자자가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선도적 기관 투자자의 전철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프롭테크로 부동산 사용 방식이 바뀌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은 이 기술을 채택하여 부동산 속성을 이해하고, 효율적 운영 관리를 가 능하게 한 계기가 되었다. 일하는 방식이 발전하면서 임차인이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부동산 기업은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AI)을 사용하여 기회를 식별할 수 있다.

부동산 분야별로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은 차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불황은 모든 지역, 업종, 부동산을 강타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는 차별된 결과를 내고 있다. 산업용 부동산, 주택, 데이터센터, 헬스케어, 학생 주택 등에는 좋은 결과를 주고 있지만 숙박과 소매 부동산은 힘들어한다. 오피스 부문은 코로나19로 건강이 중요해지면서 새 건물을 선호하는 ‘품질로의 전환’이라는 재설정이 시작되었다.

부동산 자본시장은 코로나 대유행 직전 수준으로 반등하고 있다. 미국 부동산 자본시장의 경우 코로나19 발병 첫해 중반까지 일시 멈춰섰다가, 그 이후 대유행 직전 수준으로 반등했다. 막대한 여유 자금을 고려하면 거래량은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10년 동안과 마찬가지로 투자자의 관심은 산업과 주택 자산에 관심이 높다. 또한 선호 경향, 제한된 시장 기회, 가격 상승 등으로 생명 과학, 데이터 센터, 셀프 스토리지, 학생 주택 같은 대체 부동산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호텔, 쇼핑센터, 사무실은 상대적으로 관심이 약하다. 투자자들은 레버리지 활용에 몰두하면서, 투자 대상과 방법에서는 원칙적으로 신중하다. 향후 투자자들이 이 원칙을 유지할 수도 있겠지만 항상 그렇듯이 시장 상황이 개선될 조짐이면 버블을 다시 만들 수도 있다.

새로운 불확실성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코로나19와 그 경기 여파로 인해 과거 10년간 부동산 시장에서 사용하던 기준 잣대가 흔들리고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지만 바이러스 변이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경제와 부동산 시장에 가장 큰 위험 변수다.

특히 오피스 시장은 향후 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판단과 임차인의 수요 전략에 대한 파악이 확실해질 때까지 확실한 전망이 어렵다. 소매와 숙박 자산도 소비 지출의 후퇴로 불투명한 위험이 존재한다. 기후 위기는 가장 큰 장기 불확실성 요인이다. 도시부동산은 롱테일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광범위한 영향을 분석해 의사 결정을 해나가야 한다.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