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토이미지 제공)
인공지능(AI)은 4차 산업혁명에서 혁신을 불어넣는 인프라 기술이다. 2030년까지 전 세계 기업 70%가 AI를 활용하게 되어,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13조달러 추가 성장을 보장한다고 한다(맥킨지2018).

세계 AI 시장은 작년 583억달러(약 70조원)에서 2026년 3096억달러(약 370조원)로 커진다(마켓앤마켓). 이 중에 소프트웨어가 88% 비중이고, 하드웨어 5%, 서비스 7%를 차지한다(IDC). 한국 시장은 2020년 6,895억원에서 연평균 15%씩 성장하여 내년에 1조원이 예상된다(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세계시장에서 한국의 비중은 약 1%, 투자 규모는 미·중의 약 3% 수준으로 아직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미국은 AI 이니셔티브 행정명령(2019.2)으로, 정부의 선제적 투자를 통해 민간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민간 추진이 어려운 차세대 분야와 국방 분야에 연구개발을 집중하고 있다. 중국은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규획(2017.7)을 통해, 산업별 특화플랫폼을 육성하고 있다. 바이두(자율차), 알리바바(스마트 도시), 텐센트(의료/헬스), 아이플라이텍(음성) 등이 그 사례다. 영국은 AI 섹터 딜 정책(2018.4)을 통해, 산업 생산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올해 디지털 뉴딜에 역대 최대인 9조원을 투입한다. 데이터 댐을 포함하여 D.N.A(데이터, 네트워크, AI) 생태계에 5조9000억원, 비대면 산업에 5000억원, 메타버스 등 초연결 신산업에 8000억원, SOC 디지털화에 1조8000억원을 집행한다.

미국 뉴욕 실리콘앨리(맨해튼·미드타운)는 도심 기반의 AI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테크밸리' 계획(2017년)으로 추진되었다. AI기술 공공 구매와 재정 지원으로 스타트업의 창업과 성장을 지원하고 있어, 기업 유치 성과가 높다. 코넬대·이스라엘 테크니온공대·구글의 산학연 컨소시엄, 삼성전자 AI 연구센터,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이 이곳에 모여 있다. IBM은 AI하드웨어센터 본거지를 뉴욕주립대에 두고 차세대 AI 프로세서 기업들과 AI칩 설계와 제조에서 협업하고 있다. 시정부는 ‘도시가 곧 스타트업’이라는 슬로건으로 도시 전체에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 중관춘은 세계에서 AI 기업(412개)이 가장 많은 도시다. 이곳에 베이징 AI 기업의 약 61%와 중국 100대 AI 기업 중 50% 이상이 밀집했다. 중국 전체 AI 기업수는 약 1,040개로 전 세계 4,998개 중에서 21%를 차지한다(한국무역협회). 베이징에는 베이징대, 칭화대, 인민대, 중국과학원연산처 등과 같은 연구기관이 있어, 중국 AI고급 인재가 가장 많이 모여있다. 중국 정부는 '중관춘 자주혁신시범구역'을 조성하고, 스타트업과 대기업 간의 연구개발 협력을 지원하고 있다.

영국 런던 테크시티는 2011년부터 영국 정부가 국가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창업을 육성하고있는 클러스터다. 런던시는 이곳을 'AI 성지'로 만들기 위해 '테크시티 런던'을 추진하고 있다. 딥마인드 등 여러 세계적 AI 기업을 유치했다. 런던은 유럽 최대의 기술 스타트업 허브로 실리콘밸리, 뉴욕에 이은 세계 3위의 스타트업 생태계다. 슬럼가였던 올드스트리트와 엔젤 거리에는 AI, 빅데이터, 첨단 IT 부품 등을 개발하는 1천여 개의 스타트업이 몰려있다. 세제 혜택, 우수 인재의 비자 발급 간소화 등 혜택도 있다. 임페리얼칼리지, 런던대학, 킹스칼리지 등 대학에서 우수 인재가 공급된다.

광주광역시의 ‘AI 집적단지 사업'은 국가 균형발전과 인공지능 국가전략 핵심 프로젝트 중 하나다. 2020년부터 4만여㎡ 부지에 5년간 4119억원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광주 3대 주력산업(자동차, 헬스케어, 에너지)의 AI 실증을 촉진한다. 국가AI데이터센터 등 핵심 인프라, AI 전문기업 육성, 핵심 인력양성, 산업융합형 기술 개발 등 4대 분야 사업을 추진하여 AI 융합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은 AI 대학원을 설립하여 이곳에 기술, 자료, 인프라, 실증환경 등을 제공하고 교육·연구·창업에 이르는 전주기형 AI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

판교의 AI 클러스터에는 NHN, 카카오, 엔씨소프트, 넥슨 등 1700여 개 기업이 입주해, 7만2000 명의 직원이 2020년 기준 연간 110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정보기술(IT)·생명공학기술(BT)·문화기술(CT) 분야의 첨단기업이 90%를 차지하고 있다. 제2, 제3 판교 확장으로 클러스터를 키우고 있다. 과학기술부는 연구자 양성을 위해 KAIST, 고려대, 성균관대, 포스텍, 광주과기원 등을 AI 대학원으로 선정하여 이곳에 유치했다. 자율자동차 실증단지로 AI 기반 데이터를 생산·축적하는 빅데이터 플랫폼도 구축하고 있다.

서울의 양재·우면동에 AI 특화 단지가 들어서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 서울 R&D 캠퍼스(연면적 33만㎡), LG전자 서초 R&D 캠퍼스(12.5만㎡) 등 여러 대기업 연구시설 등이 몰려있다. 스타트업은 민간시설에 70여 개사가 입주해 있다. 서울시는 기술창업 육성기관인 ‘AI양재허브’를 운영하고 있다. 내년에 오픈할 AI지원센터(연면적 10,219㎡)에는 카이스트 AI 전문대학원, 연간 500명의 AI 전문 인력 양성 시설, 약 200개 스타트업이 들어선다. 별도로 양곡도매시장 에는 연면적 13만1200㎡의 ‘양재 AI·R&D 캠퍼스’가 계획되어 있다. 이곳에는 국내외 기업, 대학, 연구소, 지원 인프라, 우수 인재 등을 위한 300세대의 주거공간이 들어선다.

AI 산업은 그 기술을 구매해주는 응용산업과 함께 성장한다. 2027년 3조달러(약 3600조원) 시장이 전망되는 바이오 헬스 산업에서 AI 활용 비중은 20%가 넘는다. 2025년 1918억달러(약 228조원)가 기대되는 핀테크 산업(비즈니스 리서치)에서도 AI 활용 비중은 높다. 세계적 AI 클러스터는 시장, 인재, 기업이 모이는 도심에 위치한다. 그러면서 지역산업과 융합한다. AI가 구현되는 디바이스는 AI반도체다. 아직 까지 이 분야를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은 없다. 우리는 반도체 강국이다. 삼성을 중심으로 한 국내기업들이 도전에 나서고 있다. 경쟁력 있는 AI 클러스터가 조성되어 기술력이 향상되면, AI반도체도 우리에게 승산이 있다.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


 

●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 프로필

▲한양대 도시대학원 겸임교수 ▲도시계획가협회 부회장 ▲도시계획가협회 부회장 ▲건설주택포럼 명예회장 ▲ULI 코리아 명예회장 ▲한국도시부동산학회 부회장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 weeklyhk@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