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토이미지 제공)
‘메타버스’는 가공 또는 초월의 메타(Meta)와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과 현실 세계가 융합된 공간이다. 메타버스에 사용되는 기술은 혼합현실(XR),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네트워크, 데이터, 디지털 트윈 등이다.

메타버스는 비대면 환경에 힘입어 게임, 엔터테인먼트, 제조, 유통, 광고, 교육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게임업계의 메타버스 활용이 가장 적극적이다. 게임 외에 플랫폼에서 유명 가수의 공연 개최 등 메타버스 콘텐츠를 확대하여 사용자 수와 수익 창출 모델을 확장하고 있다. 제조업은 디지털 트윈, 원격 정비 등에 활용하고 있다. 의류업계는 가상 착용 경험을 제공해 반품률을 낮추고, 광고업계는 온라인 게임 화면에서 상품 광고를 하고 있다. 교육에서는 실제 교실이나 산업현장을 구현하여 비대면 교육을 진행한다.

메타버스의 전 세계 시장 규모는 작년 4787억달러(약 564조원)에서 2024년 7833억달러(약 923조원)가 될 것으로 보인다(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미래 시장 규모가 최대 8조달러(약 9434조원)가 될 수도 있다(모건스탠리). 국내는 아직 대상 업종과 기업이 특정되지 않아, 시장 규모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 융합공간의 웹 3.0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차세대 인터넷 플랫폼이 될 수가 있다. 실감 기술을 통한 몰입감을 극대화하고, 아바타를 통한 현실 경험의 확장, 시공간 제약을 넘는 협업?소통, 디지털 자산의 생산?유통, 플랫폼 간 완전한 상호 연동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주요국은 메타버스에 특정한 정책은 아직 없지만, 메타버스 관련 핵심 기술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미국은 기술·산업·안보 등 총체적 역량 강화를 위한 혁신경쟁법안(USICA)의 핵심 기술 집중 분야에 XR, AI 등을 포함하고, 디지털 트윈을 미래공장의 핵심 경쟁력으로 추진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 정책의 하나로 XR, AI, 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 활용을 지원한다. 프랑스, 이탈리아 등 7개 회원국은 블록체인을 도입하는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중국도 XR을 디지털경제 중점산업으로 선정하고, 정부 주도의 중앙 블록체인 서비스 플랫폼을 상용화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 중심으로 메타버스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 이미 스마트폰 시대에 플랫폼 선점을 통해 방대한 이용자 데이터 확보, 결제 수수료 수익 등에서 효과를 보았기에 메타버스에서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메타 플랫폼즈(페이스북)는 플랫폼, 디바이스, 서비스 등 전 분야 수직 통합으로 사용자 중심의 독자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12조원을 투자하고, 유럽에서 개발 인력 1만 명을 채용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플랫폼, 디바이스, 클라우드 등 자사의 핵심 기술·서비스 연계를 꾀하고 있다. 게임업체인 블리자드도 인수해 세계 3대 게임회사가 됐다.

애플은 현재의 강력한 모바일 플랫폼(iOS) 생태계를 메타버스로 확장하기 위해 디바이스·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아이패드에는 증강현실을 적용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했다.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AI 등 자사의 독보적 기술을 바탕으로 IT 인프라 중심의 메타버스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을 구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여 사용자들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나이키는 메타버스 세계에서 아바타들이 착용하는 운동화, 의류 등을 개발한다. 디즈니는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연결해 경계 없는 스토리텔링을 제공하는 독자적인 디즈니 메타버스를 구축 중이다.

국내 기업도 메타버스에 다양하게 참여하고 있다. 네이버는 기존 플랫폼을 AI·로봇·클라우드·5G·증강현실 등 다양한 기술을 융합해 이용자 참여형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카카오는 블록체인, 엔터테인먼트, 금융, 모빌리티 등 서비스를 기반으로 가상경제와 실물경제를 융합하면서, 블록체인 플랫폼, NFT지갑, 바스, 한국은행 디지털화폐 시범사업 등을 하고 있다. 현대차는 로봇공학과 메타버스를 결합해 새로운 차원의 이동 경험을 제공하는 ‘메타모빌리티’를 추진 중이다.

또한, 블록체인과 엔터테인먼트 기업 간의 협업·투자·인수 등을 통한 협력 생태계도 형성되고 있다. 한류 콘텐츠 지식재산과 팬덤 기반의 메타버스 사업을 통한 세계 시장 진출도 시도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디어유 버블‘, 엔씨소프트 ’유니버스‘ 등이 그 사례다.

메타버스 시장 전망에 대해 신중론도 있다. 메타버스 시장 전망은 가상·증강·혼합 현실 시장 전체를 통칭하고 있기에 메타버스만의 통계는 아니다. 이미 2003년에 많은 관심을 받았던 가상공간, ‘세컨드라이프’의 전망에 대한 실패가 있었다. 당시 기업들이 가상 환경에서 협업하고, 자체 화폐를 이용한 가상 부동산 투자와 상품 거래가 있었다.

하지만 사용자 경험 불명확, 디지털 창작물 표절 등으로 시들해졌다. 지금의 메타버스에서도 이런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그렇기에 기업은 소비자들이 진정 원하는 메타버스 서비스를 창출해야 한다. 현재는 메타버스 서비스가 게임에 치중돼 있다. 더 생산적인 산업에서 진화해야 한다.

우리 정부도 메타버스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작년 5월 민간기업이 참여한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를 구성했고, 올 1월 741개 사로 늘었다. 메타버스 범정부 협의체를 구성하해 올 1월 ‘디지털 뉴딜 2.0 초연결 신산업 육성 메타버스 신산업 선도전략’을 발표했다.

정부가 메타버스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기술적 요인으로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기대감, 사회적 요인으로 비대면 확산과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등장, 산업적 요인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필요성 등이 대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육성을 위해 관련 기술 기업과 연구기관 등을 클러스터로 구성하는 공간 정책이 필요하다. 정부 전략은 글로벌 빅테크에 종속되지 않는 선도적 지속가능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 곳에 집대성하는 공간적 클러스터가 중요하다. 이곳에서 민관협력의 플랫폼 구축, 규제 개선, 전문기업과 인재 육성, 지원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


 

●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 프로필

▲한양대 도시대학원 겸임교수 ▲도시계획가협회 부회장 ▲도시계획가협회 부회장 ▲건설주택포럼 명예회장 ▲ULI 코리아 명예회장 ▲한국도시부동산학회 부회장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 weeklyhk@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