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도 집값 하락•미분양 속출…금리인상으로 ‘하우스 푸어’ 양산 우려

지난 15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6월 전국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01% 하락했다. 특히 주택유형별로 보면 전국 아파트값이 지난달 0.10% 떨어져 전월(-0.05%) 대비 낙폭이 2배로 커졌다. 사진은 17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연합뉴스
지난 15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6월 전국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01% 하락했다. 특히 주택유형별로 보면 전국 아파트값이 지난달 0.10% 떨어져 전월(-0.05%) 대비 낙폭이 2배로 커졌다. 사진은 17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연합뉴스

[주간한국 장서윤 기자] 잇따른 금리 상승의 여파와 경기 불황으로 국내 부동산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주택 가격은 떨어지고 거래량도 급감하면서 부동산 침체의 신호탄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주택 매매시장은 한국은행의 ‘빅스텝’으로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한번에 0.50%포인트 인상하는 사상 첫 빅스텝에 나서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조만간 큰 폭으로 오를 전망이다.

이에 거래절벽과 호가하락 등 매수심리가 이미 위축된 상황에서 또다시 예고된 금리인상으로 대출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워진 ‘하우스 푸어’ 서민들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 7 연속 하락세

강남·용산 이어 ‘노도강’도 힘 못써

서울 아파트값은 7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강남구에 이어 용산구도 4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부동산원의 ‘7월 둘째 주(11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지난 주 -0.03%에서 이번 주 -0.04%로 하락폭이 늘어났다. 이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에 매물 적체가 이어지고 매수심리가 위축되며 서울 전체의 낙폭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은 25개 자치구 중 서초구만 매매가격이 상승했다. 반면 대통령실 이전과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추진 등 호재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던 용산구(-0.01%)는 3월 셋째주 이후 16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의 하락폭은 더욱 커지면서 서울 내에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강북 지역(-0.06%)의 하락폭이 늘어 노원구(-0.10%)는 상계동 대단지, 도봉구(-0.10%)는 쌍문·방학동 구축 위주, 강북구(-0.09%)는 미아뉴타운 위주로 하락 거래가 발생했다.

강남 지역(-0.02%)에서는 서초구(0.03%)가 반포동 재건축이나 신축 위주로 올라 상승했을 뿐 나머지는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강남구는 17주 만에 하락 전환한 뒤 2주 연속 –0.01%를 기록했다. 수도권 전체 하락폭은 -0.04%에서 -0.05%로 늘었다.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10주 연속 하락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권 거래 역대 최저 수준

‘청약불패’ 서울도 분양 찬바람

이처럼 부동산 시장이 조정 국면에 들어가자 분양권 거래도 역대 최저 수준으로 급감했다.

특히 ‘청약불패’로 불리던 서울 아파트 분양 시장마저 찬바람이 불고 있다. 올 상반기 분양에 나선 서울 9개 아파트 단지 중 6개 단지가 최초 청약에서 완판(완전판매)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른바 ‘묻지마 청약’이 횡행했던 아파트 청약시장이 불과 6개월 만에 분위기가 반전된 것이다.

미분양 물량도 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서울 미분양 아파트는 688가구로 한 달 전에 비해 328가구(91%)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분양권(입주권 포함) 거래량은 총 45건으로, 통계 집계가 시작된 지난 2007년 이후 상반기 기준 최저치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은 2020년 480건, 2021년 157건에 이어 올해 상반기는 작년 상반기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는 올해 들어 집값이 조정 국면에 들어서자 공격적인 투자자들도 관망세로 돌아섰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상업용 부동산 거래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상반기 서울의 업무·상업용 부동산 거래액은 크게 감소했다.

부동산 데이터 전문업체 알스퀘어가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업무·상업용 부동산 매매가 합계(7일 기준)는 13조 9612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27.4% 감소한 수치다.

올해 1~5월 거래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7.2% 감소했다. 업무·상업 부동산에는 오피스, 상가, 숙박시설 등이 포함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발발로 2020년 상반기 9조 8233억원을 기록했던 업무·상업 부동산 거래액은 2021년 상반기 19조2302억원, 하반기에 15조9280억원으로 반등했다. 지난해는 서울의 업무·상업용 빌딩 거래액이 전년대비 30.8% 늘어났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급격한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모양새다. 류강민 알스퀘어 리서치센터장은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와 설비 투자 감소로 오피스 수요 증가가 둔화될 수 있다”며 “임차사가 운영 비용을 줄이기 위해 서울 핵심권역에서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서울 기타권역으로 이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장서윤 기자 ciel@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