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당, 저염 등의 특정 성분을 줄인 ‘로 푸드(Low food)’ 열풍이 대단합니다. 이제야 단짠 음식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게 되었다는 뜻이겠지요. 유기농, 친환경 열풍도 여전합니다. 그만큼 이제는 뭔가 우리 식탁을 바꿔 봐야겠다는 트렌드가 있다는 것인데요. 오늘은 로우 푸드, 유기농에서 한 발 더 들어가, 자연식에 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자연식이란

자연식이란 단순히 채식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곡물이나 식물이 자라난 그대로 섭취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쌀을 예로 든다면, 도정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은 현미 그대로를 가능한 조리과정을 가장 간단히 해서 먹는다는 뜻입니다. 채소와 과일도 가능한한 껍질째로 최소한의 조리과정을 거쳐 먹는다면 자연식입니다. 그러니 껍질째로 잘 씻어내어 툭툭 잘라서 먹어야 하기에 무농약인 것을 구입해야 하지요.      

왜 필요한가

우리가 지금 먹고 있는 음식들은 구입 전에 이미 가공을 거친 것이 대부분입니다. 이미 가공이 끝나서 조리만 하면 먹을 수 있도록 부드럽게 만들고, 껍질 다 벗겨서 판매하고, 이런저런 첨가물에 담가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뿐인가요, 만들어 파는 음식은 기름에 튀겨서, 인공첨가물을 넣어서, 트랜스 지방으로 버무려서 내어 놓은 것을 구입해서 먹고 있지요. 가공을 많이 거치고, 첨가물이 듬뿍 들어간 식사의 결과는 비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각종 암 질환, 심혈관 질환 등등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곡물과 식물을 가공하지 않고 그대로 섭취하면, 영양 손실이 물론 없고, 식재료가 가진 파이토케미컬, 즉 식물이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식물성 화학물질을 그대로 섭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것을 먹어야 하나

먹거리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떤 것을 먹어야 할까 어떻게 먹어야 하는 걸까 고민이라면, 두말할 것 없이 정답은 ‘자연식’입니다. 자연식 식사를 위해서는 식재료 구매에서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껍질째, 가공하지 않은 채 먹는 것이 자연식이기 때문에, 그렇게 먹어도 안전한 식재료여야 하니, 까다로운 기준으로 골라야 합니다. 곡물도 통곡물이 좋고, 채소도 텃밭에서 농약 없이 직접 키운 것이면 더 좋겠지만 그러기 힘들다면 무농약인 것을 선택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조리 과정을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자연식입니다. 소화력이 약한 사람은 간단히 데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습니다. 소화 상태가 좋은 사람이라면 잘 씻어서 생으로 썰기만 해서 먹는 방법입니다.      

하루 한 끼라도

암 환자처럼 오랜 시간을 병과 싸워야 하는 분들은 하루 세끼 자연식을 권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일반인들이 하루 세끼 자연식을 하기는 힘듭니다. 그러나 하루 한 끼는 자연식으로 식사하시길 권합니다. 아침 식사는 자연식으로 먹는다든가, 점심 한 끼는 자연식 도시락으로 하는 것, 또는 다이어트를 위해 저녁 식사를 건너뛰는 대신 자연식으로 식사하는 방법이 좋습니다. 하루 한 끼라도 자연식으로 식사를 바꾼다면 우리 몸은 조금씩 바뀝니다.   

달라지는 몸

가장 먼저 일어나는 변화는 배변 습관입니다. 통곡물과 식이섬유가 많은 신선한 채소 덕분에 장내 미생물 변화가 눈에 띄게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변비나 과민성 대장염이 있는 사람은 배변량이 늘어나고 쾌변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감기를 앓는 일이 줄어듭니다. 면역력이 좋아진다는 뜻이지요. 각종 파이토케미컬은 항산화 효과는 물론이고, 면역기능을 강화하고 염증을 완화하고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효과가 뛰어납니다. 그리고 혈액이 맑아지고 콜레스테롤이 줄어듭니다. 특히 다이어트에 도움 되는 것은 덤입니다.  

자연식 도시락  

실제로 어떻게 식단을 짜야 할까 고민이실 것 같아, 제가 오랫동안 점심으로 만들어 먹고 있는 자연식 도시락 식단을 공개합니다. 무농약 현미 또는 통곡물을 한가지 또는 여러 가지 섞어서 밥을 지어도 되고, 8시간 동안 실온에서 물에 불린 현미로 밥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물에 잘 씻어내어 썰기만 한 두부 약간, 밥통에 살짝 쪄낸 송이버섯과 단호박 약간, 그리고 깐 밤 1개, 대추 2개, 참마 껍질 벗겨 약간 썬 것, 굽지 않은 김 한 장, 사과나 과일 썬 것 약간, 당근이나 비트 썬 것 약간, 각종 채소 (근대, 청경채, 상추, 셀러리, 쌈 배추 등등) 썬 것 약간을 도시락에 담습니다. 

도시락을 준비할 때 한 번에 세 번 먹을 것을 미리 만들어 담아 냉장 보관해두고, 출근할 때 준비해둔 도시락을 꺼내어 들고 가기만 하면 되니, 도시락 준비는 주 2회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외부에서 저녁 약속이 없는 날은 저녁 식사도 자연식 도시락으로 먹습니다. 

가족 건강과 자신의 건강을 위해 하루 한 끼 자연식 도시락을 실천해보실 의향은 없으신가요?

 

 

 

 

 

 

 

 

● 정이안 한의학 박사 프로필

한의학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자율신경연구소 원장이고, 동국대학교 외래교수이다. 저서로 안티에이징시크릿, 생활습관만 바꿨을 뿐인데, 직장인건강 한방에 답이 있다, 몸에 좋은 색깔음식 50 등 다수의 책을 썼다.


정이안 한의학 박사 weeklyhk@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