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유통업계 ‘2차 배송 전쟁’…홈플러스•이마트•오아시스마켓 등 선점경쟁 치열

홈플러스 모델들이 23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에서 온라인 당일배송 서비스 '마트직송'으로 주문 가능한 델리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홈플러스 모델들이 23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에서 온라인 당일배송 서비스 '마트직송'으로 주문 가능한 델리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주간한국 장서윤 기자] 유통업계의 ‘2차 배송 전쟁’이 불붙었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새벽배송보다 빠른 퀵커머스를 표방하며 ‘당일배송’ 서비스를 연이어 선보이면서 배송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쟁에 뛰어들었다. 마켓컬리, 쿠팡 등이 선점한 새벽배송 시장에서 수익성 악화로 철수한 유통업체들이 이번에는 당일배송 카드를 꺼내 들며 다시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빠른 배송 서비스는 온라인 유통업계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오프라인으로 분산된 고객들을 잡기 위한 불가피한 전략으로 각광받고 있다. 당일배송에 주력하는 업체들은 새벽배송보다 더 빨리 신선한 상품을 배송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홈플러스 당일 야간배송 서비스

강남권에서 ‘오늘밤 마트직송’ 확대

먼저 홈플러스는 지난 19일부터 당일 야간배송 서비스인 ‘오늘밤 마트직송’을 서울 강남권역으로 확대 운영한다고 밝혔다. 기존 4개점(영등포점, 영통점, 칠곡점, 수성점)에 이어 남현점(지난 19일 론칭)과 잠실점(10월 중 론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오늘밤 마트직송은 오후 7시까지 주문하면 당일 밤 12시 이전까지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기존 당일배송의 온라인 주문 마감(오후 2시)을 5시간 연장했다. 주문 후 최소 4~5시간 내 배송을 받을 수 있는 초고속 서비스인 것이다.

홈플러스는 이 서비스를 남현점·잠실점까지 넓혀 온라인 배송 격전지인 강남권역 공략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강남3구(강남·송파·서초)는 1~2인 가구 비중이 높고 구매력이 막강해 온라인 배송의 주요 거점으로 꼽힌다.

새벽배송은 배송이 끝난 후 길게는 몇 시간 동안 상품이 집 앞에 방치될 수밖에 없어 신선도가 떨어질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당일 야간배송이 신선도 면에서는 확실한 경쟁력이 보장될 수 있다.

이마트 ‘쓱고우’ 1시간 내 배송 서비스

오아시스마켓도 ‘브이마트’로 대응

이마트도 서울 강남에서 퀵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마트는 지난 4월부터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1시간 이내에 배송해주는 서비스인 ‘쓱고우’를 오픈해 시범 운영 중이다. 강남대로 한복판에 자체 물류센터를 조성하고 신선식품과 식료품, 생필품을 1시간 내 배송한다. 이번 서비스는 이마트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첫 퀵커머스 사업이기도 하다. 이마트는 퀵커머스 시장에 아직 절대강자가 없다는 판단 하에 대규모 물류센터 조성 등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경쟁업체인 배달의민족 B마트, 쿠팡이츠 마트 등과 주도권 경쟁을 위해 초반 공격적 프로모션도 펼친다.

쓱고우에서는 2000~3000여개 상품을 취급한다. 과일과 정육·수산 등 신선식품과 생필품, 베이커리 등 9개 대표 카테고리를 구성했다. 경쟁 플랫폼과 차별화를 위한 스타벅스 커피 배달 및 와인 픽업 서비스도 론칭했다.

지난 6월 이랜드리테일이 전략적투자자(SI)로 330억원을 투자한 오아시스마켓은 올 하반기 퀵커머스 서비스인 ‘브이마트’(V마트)와 퀵커머스를 활용한 ‘오아시스알파’를 출시한다.

브이마트는 생필품·신선식품 등을 30분~2시간 이내에 배송한다. 오아시스마켓은 지난해부터 브이마켓의 시범 서비스 격인 ‘주간배송’을 운영 중이다.

주간배송은 서울 강남구, 서초구, 분당구, 경기 수원시 영통구 등 지역에서 총 세 차례에 걸쳐 당일배송이 이뤄진다. ▲오후 2시~오전 8시 ▲오전 8시~오전 11시 ▲오전 11시~ 오후 2시 등 주문 시간대별로 배송시간이 달라지는 방식을 채택했다.

오아시스 알파는 KT그룹이 운영하는 KT알파와 협업한 업체로 라이브커머스 방송 중 원하는 상품을 구매하면 당일 바로 상품을 배송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 ‘신선한 지역 농산물’이라는 강점을 살려 업계에 뛰어드는 업체도 있다. 로컬푸드 온라인 플랫폼 전문기업 ‘랩씨드’는 배달 대행 플랫폼 ‘바로고’와 손잡고 로컬푸드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

랩씨드의 로컬커머스 플랫폼 ‘샵블리’(SHOPBLY)에서 판매 중인 지역 생산 농산물인 로컬푸드를 새벽 배송할 예정이다. 로컬푸드 가운데 밤 10시까지 완료된 상품을 익일 오전 7시 이내 고객사가 지정한 곳으로 배송한다는 방침이다. 바로고의 4륜 및 2륜 운송수단 및 물류 인프라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관건은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

물류비용 감당할 자금력도 중요

퀵커머스와 새벽배송을 망라한 배송 전쟁이 시작된 업계에서 해당업체만의 차별화를 어떻게 이뤄낼 수 있는지가 관건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퀵커머스 시장은 2025년 5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국내 주요 편의점·대형마트뿐 아니라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 등 배달플랫폼도 전략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퀵커머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높은 물류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체력은 물론 다양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세분화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라며 “너도나도 퀵커머스 서비스를 론칭하는 가운데 어느 업체가 승자가 될 지가 향후 유통업 전망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장서윤 기자 ciel@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