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싱’(earthing) 열풍이 한창입니다. 자연과 가깝게 있을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축복이지요. 게다가 자연과 하나가 될 수 있다면 더 큰 축복 아닐까요? 지구와 인간의 교감을 발바닥을 통해서 할 수 있고, 인간이 자연의 하나인 것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어싱입니다. 오늘은 맨발로 걷기를 일컫는 어싱(earthing)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맨발이 주는 자유로움  

맨발로 땅 위를 걸어본 경험은 다들 있으실 겁니다. 누구라도 한 번쯤은 해변을 맨발로 걸어보셨을 테니까요. 그곳이 어디이든 흙길을 맨발로 걷는 것이 바로 어싱입니다. 누구라도 신발을 벗고 나면 기분이 가볍고 즐겁습니다. 죄고 있던 것을 풀고 무거운 무게도 느끼지 않아서 자유롭고 홀가분한 기분이 드는 맨발, 신발을 벗어버린 자체만으로도 이미 우리는 힐링을 시작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자유로움을 느끼게 하는 맨발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치유가 시작된 것인데, 맨발로 걷는 일을 한다는 것은 더 큰 의미가 생기는 행위입니다.  

지구와의 교감  

맨발로 흙을 밟는 것은 곧 접지(earthing)를 하는 행위입니다. 접지란 땅에 연결해서 전위 값을 0으로 만드는 것인데, 전류가 흐르던 도체인 경우 땅에 접지하면 전류가 흐르질 않지요. 지구는 거대한 음전하 덩어리이니까 양전하를 접지하면 안정화 됩니다.  

사람 몸에는 미세한 양전하를 가진 전류가 흐릅니다. 양전하는 활성산소를 만들어내고, 각종 염증이나 다양한 질병들을 유발하며, 노화를 촉진합니다. 특히 우리는 각종 전자파에 과다 노출돼 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세요. 온갖 전자기기에 둘러싸여 엄청난 전자파를 접하고 있고, 그런 과정에서 정전기는 더 많이 오래 우리 몸에 축적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겨울에 정전기로 옷이 피부에 타닥타닥 붙는 경험을 누구나 하게 됩니다. 

우리가 아픈 이유

우리 몸에 아픈 곳이 생기면 통증 부위는 음전하와 양전하의 차이가 많이 생기게 되고, 그래서 기혈이 정체돼 불통(不通)하게 되면서 통(痛)이 발생합니다. 침을 놓는 원리도 바로 통증 부위의 음양의 전하 차이를 없애기 위해 인체 전기가 가장 많이 모이는 경혈자리에  침을 놓아 통하게 하는 ‘통즉불통’(通則不痛)의 원리로 치료하는 행위입니다. 

원래 인간은 맨발이었고, 흙을 밟으면서 진화해왔으나 신발이 생기면서 접지 과정은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맨발로 땅 위, 특히 흙길을 걷게 되면 원래 인간이 해왔던 접지 과정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입니다. 지구와 하나되는 것이 이렇게나 쉬운 것이지요.  

어싱의 효과

맨발로 땅에 접촉하면 몸의 양전하가 땅의 음전하를 만나 접지가 됩니다. 그리고 그 순간 이온 교환이 일어나고 사람 몸의 전류는 0이 됩니다. 그것이 곧 접지의 의미입니다. 그리고 전류가 0이 되는 순간, 우리 몸의 정전기는 땅으로 빠져나갑니다. 그리고 땅의 음전하는 발바닥을 통해 우리 몸으로 들어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 몸의 세포는 음전하와 양전하의 균형이 생기고 에너지 밸런스가 맞춰집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 몸에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활성산소가 사라지고, 염증이 억제되며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혈관이 부드러워지며 혈액이 맑아집니다. 특히 혈액의 점도가 낮아져서 혈류가 좋아지기 떄문에 대사 순환이 원활해지고 그래서 특히 심혈관 기능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부교감 활성을 돕는 어싱

그리고 어싱은 하기(下氣)를 시켜 수승화강(水昇火降)을 돕는 좋은 방법입니다. 현대인들은 어쩔 수 없이 교감신경이 부교감신경보다 우위에 있는 생활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시간에 맞춰야 하고, 경제활동을 해야 하고, 순서를 매길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늘 뇌 피로 상태에 있을 수 밖에 없는 입장입니다. 교감신경이 항진되지 않으면 안 되는 어쩔 수 없는 상황들이 늘 발생합니다. 그래서 우리 몸은 상열하한(上熱下寒 : 상체는 열이 오르고 하체는 냉한 병적인 상태)이 되기가 쉬워 불면증, 상열감, 두통, 심장두근거림, 불안, 긴장, 소화장애, 설사, 수족냉증 등의 다양한 증상들이 생기게 되지요. 이럴 때 어싱은 기운을 하강시켜 뇌피로를 풀어주고 질 좋은 수면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인체 에너지 밸런스를 맞춰주는 좋은 방법이 됩니다. 결론적으로는 부교감 활성을 돕는 최고의 치유법이 바로 어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발바닥은 전신의 축소판  

발바닥에는 오장 육부와 몸의 모든 기관과 연결되어 있는 포인트가 다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몸이 무겁고 지칠 때 발 마사지를 받으면 몸이 개운해지고 가벼워지지요. 기혈 순환이 막혀 혈류가 정체돼 몸이 붓고 울혈이 생기며 배변도 원활하지 못할 때 발바닥을 골고루 자극하면 정체됐던 혈류가 풀리고 대사 순환이 개선되며 노폐물 배설이 촉진됩니다. 당연히 부기가 내리고 혈색이 좋아지지요. 어싱을 통해 체중으로 발바닥을 누르는 행위는 발바닥 마사지를 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신발을 신고 걸을 때는 얻을 수 없는 최고의 효과인 셈입니다.   

이렇게 하세요 

어싱은 어렵지 않습니다. 맨발로 흙위를 걸으면 되니 정말 간단합니다. 해변을 맨발로 걷는 것도 좋고, 집 주위의 나만의 흙길을 정해두고 매일 걸어도 좋습니다. 어찌하든 맨발이어야 하는 것만 지키면, 지금 바로 집 밖으로 나가 걸어보시면 됩니다.지구와 하나되는 치유의 한 방법이 이렇게나 쉽습니다. 

맨발 걷기를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빨리 얻고 싶다면, 매일 한 시간씩 걷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고, 질병이 있는 사람이라면 3시간 이상 걸으실 것을 추천합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매일 한 시간씩 맨발로 걷는 것이 어렵다면, 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이라도 걸어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어찌하든 일주일 동안의 양전하를 그때 그때 지구와의 교감을 통해 배출시키는 것이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요? 

주의점이 있습니다

어싱도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산길을 걷게 된다면, 길을 잘 살펴 걸어야 합니다. 발에 상처를 내게 되는 뾰족한 돌멩이, 가시가 있는 열매가 떨어져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아스팔트 길을 걷는 것은 지구의 음전하 효과를 얻을 수 없으니, 반드시 흙길을 선택하셔야 합니다. 또한 평소에 많이 걸어보지 않았던 사람이면, 걷기 전에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실 것을 권합니다. 

 

 

 

 

 

 

 

 

● 정이안 한의학 박사 프로필

한의학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자율신경연구소 원장이고, 동국대학교 외래교수이다. 저서로 생활습관만 바꿨을 뿐인데, 직장인건강 한방에 답이 있다, 몸에 좋은 색깔음식 50 등 다수의 책을 썼다.


정이안 한의학 박사 weeklyhk@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