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골프 기기의 발전이 스윙에 미치는 영향

(사진=픽사베이 제공)
(사진=픽사베이 제공)

골프에서 스코어는 곧 실력으로 가늠된다. 실력은 좋은 골프 스윙과 게임 운영의 노련미에서 생겨난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골퍼는 없다. 

그러나 동일한 스윙으로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게임은 또 다른 변수가 존재한다고 얘기하는 골퍼들이 드물지 않다. 즉 스크린 스윙은 따로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지난 몇 달 동안 본인 나름대로 검증한 결과에 따르면 스크린 스윙의 노하우는 분명하게 있지만 이와 반대로 골프스윙의 완성도가 높은 골퍼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확인했다. 

스크린 골프에서 터득한 독창적인 임팩트 기술이 분명하게 존재하지만 일반 필드에서 활용하는 스윙은 스크린에서도 그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이와 반대되는 상황인 스크린에서만 활용 가능한 스윙은 필드에서 스윙으로 완벽하게 재연되기 어렵다는 사실도 더불어 확인 가능했다. 

'스크린 왕자'가 자연물인 필드의 잔디에서 왕자가 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며, '필드의 왕자'는 스크린에서 왕자로 군림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의미다. 

비디오 게임과 흡사한 스크린 골프에서 난이도를 가장 높게 설정한 뒤 게임을 운영한다 손치더라도 자연적인 필드와 비견할 때 난이도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다는 것이 핵심적인 대비가 될 듯하다. 인위적인 설정의 한계를 스크린에서 확인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스크린 골프에서 연마한 실력은 필드에서 전혀 무용지물일까. 

정확한 데이터 값이 존재하지 않은 탓에 섣부른 답을 얻는 것은 어렵지만 상당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첫째 스크린 화면이 실제 필드의 모습과 매우 유사한 탓에 근육 긴장도가 필드와 별반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이 사실은 스크린 화면을 통해 근육의 긴장도를 이완하는 연습이 가능하다는 역설이 성립되는 것이다. 물론 스크린에서 존재하는 고유한 스윙을 재연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필수적이다. 

그리고 좀체 연습량이 없는 골퍼의 경우 스크린을 통해 자신이 지닌 모든 클럽을 다양하게 만져볼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에 속한다. 물론 어프로치나 러프, 벙커가 실제 필드와 다소간 감각의 차이를 드러내지만, 이 또한 스크린 전자기술의 발전으로 많은 부분 개선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골프 스윙의 기술적 개선은 단순 연습에서 필드와 유사한 환경의 기기 발달로 매우 다양하고 과학적 접근성이 높아지고 있다. 퍼팅 연습만 하더라도 단순한 방식에서 여러 가지 감각을 익힐 수 있는 전자화면이나 퍼팅연습기의 발달로 보다 정밀해졌다. 

최근 들어 미국에서 프로선수들이 장타를 날린 후 티샷 지점에서 자신의 볼에 대한 비거리를 확인할 수 있는 기기가 국내에서 골프장 실내 연습 기기로 활용되고 있는 것도 골프 전자기기의 비약적인 발달로 여겨진다. 

단순 연습에서 복잡한 기기의 도움이 반드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닐지라도 정밀한 자신의 구질을 확인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골프계의 과학적 비약에도 불구하고 골퍼의 끈기와 정확한 연습량을 대신할 기기는 향후에도 나오지 않는다는 팩트를 부인하기는 어렵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고전적인 문구가 새삼 조명되는 것이 골프스윙에서도 유효한 까닭이다.

*칼럼니스트 황환수: 골프를 시작한 뒤 40년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바람부는 날에는 롱아이언'이라는 책을 엮었다. 지난 2009년부터 6년간 대구 SBS/TBC 골프아카데미 공중파를 통해 매주 골퍼들을 만났고, 2021년까지 매일신문과 영남일보의 칼럼을 15년 동안 매주 거르지 않고 썼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주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은 자신의 글을 연재하고 알릴 기회를 제공합니다. 레슨프로, 골프업계 종사자, 골프 애호가 등 골프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싶으신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을 통해 신청 가능합니다.  

 


황환수 골프한국 칼럼니스트 weeklyhk@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