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제공)
(사진=픽사베이 제공)

가뭄 현상이 심한 미국의 주 정부들은 가뭄을 계속적인 실존 위협으로 보고 대응 정책을 펴고 있다. 역사적으로 이러한 대부분의 정책은 물길 전환, 댐, 염분 제거 등 물 공급 측면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의 현지 정책이 수요 측면의 물 관리(물 절약, 효율성, 재사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중 대부분은 건축 환경과 관련이 있다. 세계적 도시개발협회인 어반 랜드 인스티튜드(ULI)의 관련 자료를 통해 의미를 정리해본다. 

가뭄 완화와 적응을 위해 미국 연방정부는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 통합 가뭄 정보 시스템은 전국, 인종, 주 및 지역 수준에서의 가뭄 모니터링, 예측, 계획, 정보 등을 조정하는 다중 기관 파트너십이다. 미국 매립국의 가뭄 해결 포털은 가뭄 영향의 완화, 가뭄 회복력, 감소하는 수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물 공급 효율성 증대를 위한 대화형 플랫폼이다. 물 관리자가 포괄적인 가뭄 계획을 개발 및 업데이트하고 가뭄에 대한 장기적인 회복력 구축 프로젝트를 지원해 가뭄에 대한 사전 예방적 접근을 지원한다.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A)의 사전 재해 완화 프로그램도 있다. 

가뭄과 물 부족이 심하게 지속되는 지역에서 신규 부동산 개발이 금지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주 파운테인 등 여러 지역에서 부동산 신규 허가가 금지되고 강제적인 물사용 감축 정책이 이어지고 있다. 2015년 캘리포니아는 물 사용량의 25%를 감축하는 명령을 하고, 작년에는 주민들의 자발적인 물 소비 15% 절약을 요청해 물 사용량이 2013년 대비 작년에 16% 감소했다. 

올해 들어 연방 정부는 지속적인 초대형 가뭄에 처해있는 애리조나와 네바다에 긴급 물 사용 감축 명령을 시행하고 있다. 가뭄 지역의 물 공급업체는 실외 물 사용을 제한하고 물을 덜 먹는 조경으로 교체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네바다주는 장식용 잔디를 아예 금지하고 있다.

가뭄 지역에서는 토지 사용과 건축 법규에 가뭄, 수자원 보존과 효율성 계획 등이 통합되고 있다. 이는 수자원을 계획하고 규제하는 책임이 연방 및 주 정부에서 지방 정부로 상당 부분 이전되면서 지방정부는 과거보다 상수도관리와 토지이용 정책을 연계하는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역사적으로 토지 이용 계획과 물 계획은 별도로 계획되었고 모든 토지 사용에는 물을 사용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바뀌어 지역사회가 토지 사용과 물 관리 계획을 조정하면서 회복력이 강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결정하고 있다. 

토지와 물에 대한 통합 관리지침을 제공하는 플랫폼도 늘어나고 있다. 미국 소노란 연구소와 링컨토지정책연구소는 토지와 물을 스마트하게 다루는 가이드와 워크숍을 제공하고 있다. 물효율연합(AWE)은 유한한 수자원을 지속 가능으로 관리하기 위해 모든 형태의 물을 통합하는 ‘One Water’ 방식을 제공하고 있다. 북미의 경우 수돗물의 20~50%가 건물에 도착하기 전에 파이프에서 누수가 된다. 역설적으로 이는 미래의 공공기반 시설 투자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물 재사용에 대한 표준과 규정은 지속 가능한 물 공급과 사용 시스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러한 지침은 부동산 개발 현장에서 다양한 옵션 선택에 도움이 된다. 미국의 물 재사용 규정은 대개 일부 주와 지방 정부별로 운영되고 있다. 재생수 활용 시스템은 개개 현장별 시스템보다 지역 거점형이 비용 효율적이며 더 많은 재사용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재생수 공급업체 측면에서도 담수 공급을 유지하고 수익원을 추가할 수 있다. 작년에 제정된 미연방 기반시설 투자고용법은 미국 서부의 물 재사용 프로그램에 5년간 10억 달러를 투자한다. 

소비자가 물을 더 많이 사용할수록 수도 요금이 높은 비율로 올라가는 제도가 확대되고 있다. 가뭄 기간, 계절별, 평균 이상의 물 사용, 수요 피크 시점 등에 물을 많이 쓸수록 요금이 올라가는 구조다. 

물 사용의 혁신을 장려하기 위한 다양한 공공 시범 프로젝트도 늘고 있다. 예를 들어 중앙 집중식 혹은 분산식으로 폐수와 오염된 물을 중수로 재활용하거나, 지하수 오염을 개선하는 사례들이 있다. 또한 공원이나 도로 조경에 토착 및 가뭄 저항성 조경과 빗물 공급 시설을 설치하거나, 공공건물에 식수 외에 수돗물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물 ‘넷 제로’, 그린 인프라와 생태계 복원, 탄소 및 물 상계 프로그램 등이 있다. 

물 절약, 효율성, 재사용에 대한 공공 교육도 확대되고 있다. 토지 사용자들은 물이 적게 드는 개발을 하려 하지만, 대중은 여전히 물이 많이 드는 조경과 시설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공공분야의 교육 캠페인은 북미에서 가장 많은 물을 사용하는 단독주택에서 물을 절약하는 교육의 효과가 높다. 공교육 내용에는 물 절약의 필요성, 물 부족의 위험, 실내외 물 절약 방법, 관련 정보 플랫폼, 절수 제품, 가뭄 저항 식물, 토지와 수자원 이용 통합, 학교 교육, 단체, 지역단위 교육 프로그램 등이 포함된다. 미국은 관련 공공 교육을 위해 워터센스의 어린이 프로그램, 물연합(WA)과 물효율연합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콜로라도에서 가장 오래된 수돗물 공급업체인 덴버워터 본사는 블랙워터(화장실 폐수 등)를 다양한 폐쇄형 및 개방형 산소 공급 시설, 인공 습지, 여과 공정 등을 거쳐 현장에서 재사용하고 있다. One Water 철학을 구현하기 위해 음용수, 그레이 워터, 지하수, 재생수, 빗물 등 모든 형태의 물을 워터 스마트 설계 전략으로 통합했다. 이는 건물의 물값 절약과 영업 이익을 개선하는 사례가 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공공 부문에서 가뭄 대책의 하나로 토지이용과 물 이용의 통합방식은 새로운 기회를 창출한다. 우선 지역 차원의 현재와 미래의 물 공급과 수요, 물 자원과 부동산 신규 공급의 접점을 찾을 수 있다. 

토지 사용에서 컴팩트 개발, 물 절약 조경, 물 효율 건물 등이 어우러져 적절한 토지 개발 방법과 필요한 물의 양을 설정할 수 있다. 하천 유역과 수질 보호, 그린 인프라, 대체 물 ??공급 기회, 물 절약 인센티브와 교육 등 효율적인 물 관리 프로그램도 가능해진다. 

우리나라도 여름 장마철과 태풍 시즌 외에는 가뭄이 심해지고 있는 만큼, 가뭄에 대응하는 공공 정책에 지혜를 더 많이 결집해야 한다.

●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 프로필

▲한양대 도시대학원 겸임교수 ▲도시계획가협회 부회장 ▲도시계획가협회 부회장 ▲건설주택포럼 명예회장 ▲ULI 코리아 명예회장 ▲한국도시부동산학회 부회장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 weeklyhk@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