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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파괴시대] 학력, 성공의 보증수표 아니다

세계는 학력 파괴중이다. 출세와 부의 보증수표로 여겨졌던 명문대학 졸업장은 이제 실력과 창의력을 중시하는 세계의 흐름속에서 빛을 잃어가고 있다.

대학 중퇴자인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빌 게이츠는 세계 제1의 부호로 우뚝섰고 세계의 게임시장을 석권한 일본의 게임프리사 대부분의 직원이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대만에선 대학 졸업장이 결혼의 주요한 조건이 되지 않는다.

요즘 미국에선 절대가치가 부여됐던 대학의 존재의미에 대한 회의가 제기되면서 ‘만약 빌 게이츠가 대학을 졸업했더라면 세계 제일의 부호가 됐을까’ 라는 질문과 ‘대학졸업장이 있었다면 스티브 워즈니악의 애플신화는 가능했을까’ 라는 질문이 유행한다.

◆제2의 빌 게이츠, 워즈니악 꿈꾼다

하버드 대학 재학중이던 게이츠는 컴퓨터에 눈을 뜨면서 대학공부가 자신의 진로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중도에 포기한 후 마이크로 소프트사를 창업, 오늘의 세계 대부호로 부상했다.

또한 워즈니악은 버클리 재학중에 휴학을 하고 학비를 벌기위해 휴렛 팩커드에 입사했다. 그는 휴렛 팩커드사에 탁상용 컴퓨터를 발전시키자는 제안을 했으나 거절당했다. 이유는 그가 대학을 졸업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학사학위가 없어 관리자의 위치에도 오를 수 없었다. 그는 휴렛 팩커드사를 그만두고 친구인 스티븐 잡스와 애플사를 설립, 개인용컴퓨터 신화를 이룩한 것이다.

미국에선 제2의 빌 게이츠와 워즈니악을 꿈꾸며 대학진학보다는 자기의 적성과 취미에 따라 직장에 진출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 워싱턴의 누테나 시스템사의 컴퓨터 프로그래머 더글러스 마시는 17세 고등학교 학생이다. 그는 대학 진학보다는 자기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로서 길을 걷겠다고 포부를 당당히 밝힌다. 그는 연봉 5만달러의 고소득자다.

미국에선 마시처럼 고등학교에 재학중이면서 대학보다는 실력으로 승부를 걸겠다며 직장을 선택,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는 청소년(16~19세)이 자그마치 2만2,000여명에 달한다.

포브스는 지난해 9월 400대 갑부 명단을 발표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중 58명이 대학을 나오지 못한 사람들이었다. 또한 400대갑부중 대학 미졸업자들의 개인당 평균 재산이 48억달러인데 비해 대학 졸업자의 재산은 23억달러였다.

◆일본·대만, 학력보다 실력우선 현상

학력중시 사회로 정평이 나있는 일본에서도 학력보다는 실력우선의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첫신호는 언론에서 나왔다. 일본의 권위지 아사히는 최근 신문에 나오는 인사들의 약력 소개서에서 학력 표시를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출생과 경력만 전할 뿐이다.

포켓 몬스터로 전세계 게임기 시장을 장악한 게임프리사는 학벌이 회사성공에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회사에선 직원을 채용할때 학력과 나이를 보지 않는다. 33세인 사장 다지리 사토시사장은 최종학력이 전문학교다. 그는 창의성과 독창성 그리고 열정만 있으면 게임기 시장에선 성공할 수 있으므로 도쿄대나 와세다대학 졸업장은 채용의 준거가 될 수없다고 단언한다. 이 회사 직원 25명의 최종학력은 국립대학졸업, 전문학교졸업, 고교졸업 등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게임기 그래픽이나 디자인 스토리 등은 다른 게임기회사들을 압도한다.

절대 다수는 아니지만 일본에서 90년이후 신규로 채용된 495개사 사장중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사람이 23명이나 된다.

2년전 경제주간지 닛케이 비즈니스는 ‘대학 중퇴를 권고한다’ 라는 특집기사를 게재해 대학이 인생의 최대투자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일본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이제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면 대학 졸업이 별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이 보편화하고 있는 추세다.

일본이나 상당수 국가에선 배우자의 학벌이 결혼의 중요한 변수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것은 대만에서는 통용되지 않는다. 대만의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자신이 진출한 분야에서의 노력과 과정이 중요하지 학벌이라는 형식은 중요하지 않게 생각한다. 여자가 대학원을 나왔더라도 초등학교출신의 중소기업가와 결혼이 쉽게 성사된다. 대학원에서 쏟은 학업에 대한 정열과 노력은 중소기업을 키운 노력과 별반 다를 게 없기때문이다.

대만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수많은 중소기업 사장들 가운데 30%정도는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성공에 대한 인식변화가 학력파괴로 나타나

이처럼 대학에 대한 절대가치가 상실되는 학력파괴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대학내적인 문제, 산업구조 변화, 성공에 대한 인식변화이다. 그동안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장에 입사해 밤늦도록 일하는 것을 성공적인 삶으로 인식했으나 구조조정으로 인한 신분 불안이 잦아지면서 성공의 기준이 바뀐 것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회사를 차려 직접하고 많은 시간을 가족과 함께 하는 삶의 질을 우선시하는 것이 성공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대학의 필요성이 약화했다.

또한 대학을 비롯한 정규학교 교육이 시대와 산업의 급속한 변화의 흐름을 따르지 못해 경쟁사회를 헤쳐나가는데 필요한 실력과 창의성을 길러주는데 실패한 것도 학력사회 붕괴의 한 원인이다. 대학에서 배운 지식으로는 요즘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게임기, 인터넷업무에 적응할 수 가 없다.

이밖에 정규학교에서만 배울 수 있었던 지식이나 기능 그리고 교양 등을 이제는 컴퓨터를 이용,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도 학력파괴를 부채질하고 있다.

배국남 국제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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