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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파괴시대] "나이와 학력을 묻지마세요"

‘고졸 벤처기업가’, ‘국내 최연소 벤처사장’, ‘소프트웨어업계의 신데렐라’, ‘테크노 키드’, ‘앙팡 테리블’, ‘문제아’, ‘꺼벙이’…

멀티미디어 제작도구인 ‘광개토대왕’ 을 고교 3학년때 제작, 일약 소프트웨어 업계의 무서운 아이로 떠오른 (주)칵테일 사장 이상협군(20)에게 지난 20년간 붙여졌던 별명이다.

‘칵테일 98’ 로 세계시장을 넘보고 있는 그가 학창시절에는 ‘공부안하는 아이’ ‘문제아’ ‘꺼벙이’ 등의 별명이 붙은 제도권 교육의 부적응자였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성적이 좋은 아이들만 우대받는 학교교육의 현실에서 그가 지닌 상대적 가치가 무시당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그가 제도권 교육에서 받은 최종 성적표는 체육만 ‘양’ 이고 나머지는 모두 ‘가’. 고교시절 한때 전교 4등까지도 해봤지만 프로그램 제작에 시간을 빼앗기면서 자연 공부는 뒷전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컴퓨터에 빠진 학창시절, KAIST 진학도 연기

테크노 키드가 처음 컴퓨터를 접한 때는 초등학교 4학년때. 아버지를 졸라 산 8비트 컴퓨터는 그의 마음을 빼앗았다. 컴퓨터를 붙잡고 밤을 지새느라 공부시간에 눈뜨고 자는 법까지 터득했다. 어느 순간 교문만 들어서면 속이 울렁거리는 아이가 됐다. 친구같은 그의 아버지가 컴퓨터를 방바닥에 내동댕이쳐 박살낼 정도로 컴퓨터에 빠지고 정상적 과정을 밟기를 원하는 어머니와 3년동안 냉전과 열전을 치른 별난 아이로 변했다.

대학을 포기한채 광개토대왕 제작에 매달리던 고3시절. 아들의 열정을 식히지 못한 부모는 아들의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아들 대신 등교할 정도로 든든한 후원자요 괴짜부모가 됐다.

별난 아이가 만든 멀티미디어 제작도구 광개토대왕은 그가 고3때인 96년 수능시험 이틀전 한국과학문화재단에서 주최하는 전국 컴퓨터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친구들이 수능시험준비로 정신이 없을 때 그는 대상수상에 따른 부상으로 KAIST 입학자격증을 받았다. 싫지 않은 덤이었지만 그는 광개토대왕의 운명이 신경쓰였다. 환희와 절망, 땀과 눈물이 스며든 광개토대왕을 대학입학 자격증으로 바꾸고 능력을 인정받았다는데만 만족할 것인가.

광개토대왕의 상품화를 위해 결국 KAIST 진학을 연기했다. 문자 그림 음성을 마우스하나로 구현한다고 해서 이름붙인 광개토대왕도 세계시장을 겨냥하며 ‘칵테일’ 로 이름을 바꾸었다.

“오직 실력으로 평가받고 싶어요”

칵테일은 출시되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무려 3만장이 팔렸다. 칵테일은 ‘아래아 한글’ ‘이야기’ 와 더불어 최다판매 국산프로그램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프로그램을 버전업한 ‘칵테일 98’ 은 지난해 말 8개국어 번역판을 출시, 세계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국내 프로그램으로는 최초로 미국 최대 컴퓨터 유통체인인 컴퓨USA에서도 판매가 되고 있다.

칵테일의 경쟁상대는 ‘툴북’, ‘디렉터’ 등 외국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 제품이다. 하지만 가격경쟁력에서보면 칵테일은 이들 프로그램보다 10분의 1에 불과해 세계시장 공략의 가능성은 대단히 높다.

그의 꿈은 전세계 컴퓨터에 ‘칵테일’ 이 깔리는 것이다. 운영체계하면 ‘윈도우’ 를 연상하듯이 멀티미디어하면 ‘칵테일’ 을 연상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기왕이면 대학가서 유학도 하고 박사도 따면 더 잘할 수 있지 않느냐고 말합니다. 어린녀석이 세상물정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국내 최고라는 서울대를 세계에서 누가 인정해 주나요. 나이도 학력도 묻지말고 오직 실력만 평가해주세요”

이군은 항상 프로그램을 짜느라 새벽 3~4시까지 일한다. 시시각각 뛰어난 성능의 프로그램이 나오는 소프트웨어업계의 속성상 ‘칵테일’ 도 끊임없는 변화와 발전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정진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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