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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록이 서상록다운 이유

경북 경산 출신인 그는 가정형편상 중학교때부터 읍사무소 사환으로 일하면서 어렵게 독학, 고려대 정외과에 입학한 의지파다. 직접 경영하던 회사가 어려워지자 회사를 정리해 부채를 청산하고 단신으로 미국땅에 날아가 벼룩시장에서 중고품 노점상 일을 벌였다. 이를 기반으로 부동산 회사를 세워 교민사회의 재력가로 성장, 미 하원의원에도 세 번이나 도전해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삼미그룹 부회장으로 발탁되면서 귀국해 일하다가 97년말 회사의 부도로 삼미를 떠나게 됐고, 98년 4월 롯데호텔 ‘쉔브룬’ 식당 웨이터로 재취업한 것이 서상록에 대한 저간의 간단한 신상명세다.

결코 탄탄대로를 달려온 사람의 이력이 아니거니와, 그에겐 그만의 독특한 습관이나 특징이 몇가지 있다. 이것을 그의 사는 방법이라고 보아도 무방하고, 그저 서상록다운 개성일뿐이라고 쉽게 생각해도 그만이다. 그 몇가지를 소개한다.

▲거울보고 말 하기. 청소년 시절부터 수십년째 그는 매일 아침 거울을 보고 자신에게 말을 하는 이상한 습관을 갖고 있다. 세상이 자기를 인정안 해주면 자기 자신이라도 인정해줘야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뭔가 흡족한 일을 해 낸 다음날은 거울 속의 자신에게 소리내 칭찬을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시계나 총모형도 상으로 선물한다. 맘에 안드는 짓을 하면 눈물이 쏙빠지게 야단도 친다. 자서전을 내던 날엔 ‘야! 너 뭘 한게 있다고 책을 쓰냐. 너보다 잘 난 사람들도 가만히 있는데….’ 라고 거울속 서상록을 혼냈다.

▲남이 뭐라고 하든말든! 누가 뭐라고 하든 자신에게만 떳떳하면 다른 사람의 시선은 신경쓰지 않는다. 웨이터가 된 뒤에도 ‘돈을 숨겨놓고 그걸 감춰두려고 쇼를 한다’ ‘점잖지 못하게…’ 등등 주변의 시선이 곱지않았다. 그러나 어쩌다 한 번씩 흥분할 때만 아니면, 대체로 그는 요지부동이다. ‘사실이면 사실이니 신경 쓸것 없고, 사실이 아니면 사실이 아니니 무시하면 그만’ 이기 때문.

▲남만큼만하지 않기. 이왕하는 일 최고가 아니면 자존심이 상한다. 그러자면 조금은 뻔뻔해야 한다. 미국땅에서 중고품 난전을 할 때 손님이 찾지 않자 그는 각설이 타령을 불러댔다. 그 바람에 동업하던 한국친구까지 기겁을 하고 떠나버렸지만, 일단 돈을 벌기로 한 이상 폼만 잡다가 망할 수는 없었다. 얼마 뒤 정식웨이터로 승급하기만 하면, 바이얼린 연주는 물론이고 그밖에도 터뜨릴 비장의 카드가 여럿 있다. 웨이터도 차별화. 남만큼만 하다보면 뒤따라가기도 벅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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