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격증 취득열풍] "유엔기구 문을 두드려라"

02/04(목) 17:48

"유엔 기구에 근무하면서 가장 큰 보람이라면 유엔헌장의 숭고한 이상을 이루는 데 참여한다는 점입니다. 또 세계가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면서 일한다는 이상을 직접 현실로 느낄 수 있다는 점 또한 보람이지요. 각기 다른 문화적 배경의 사람들이 모여 공동의 목적을 위해 함께 일한다는 것이 매일매일의 현실일 때 어려운 점도 많지만 같이 일하는 과정에서 개별적 차이보다는 공동의 목적이 우선시되고 또 그 과정을 통해 서로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일 때 개인적으로 성장하는 느낌도 맛보게 됩니다.”

유엔 빈 사무국 행정일반부 재정예산과 재정담당관 전미자(37)씨는 유엔 기구 근무의 보람을 이렇게 소개한다.

유엔을 비롯해 각종 국제기구 취업에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몇년 전부터 늘고 있다. 이쪽 분야는 특정한 자격증을 요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따로 진출을 위한 전문학원이 있거나 대학에 전문학과가 설치된 것은 없다.

다만 연세대, 경상대, 가톨릭대 등의 정외과, 국제관계학과 또는 국제대학원에서 일부 관련 강좌를 개설하고 있는 정도다. 그만큼 이 분야의 취업을 위해서는 개인 스스로 알아서 정보를 수집하고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작년 6월 ‘유엔및 국제기구-취업전략과 현황’(양문 발행)이라는 책이 나와 도움이 된다.

유엔 사무국의 경우 전체 직원수가 9,000명인데 한국인 직원은 작년 5월 현재 13명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의 유엔 예산 분담률과 인구를 기준으로 볼 때 한국인 직원 적정 인원은 37명 정도.

한편 각종 유엔 기구에 근무하는 각국 민간인 전문직은 모두 1만8,000여명. 이중 한국인은 61명으로 0.33%에 불과하다. 한국의 유엔 예산 분담금 비율(0.955%)에 비하면 너무 적은 인원이다. 유엔 사무국및 각종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은 고작 194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그만큼 진출의 길은 열려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여러가지 여건과 정보의 불리함 때문에 제대로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장애물중 첫째는 어학능력. 영어는 필수고 유엔 공용어중 2개국 언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구사하면 유리하다.

유엔은 연공서열이 없는 완전한 실력주의일뿐만 아니라 계약제를 채택하고 있다. 급여, 휴가, 연금 등 전체적으로 볼 때 대우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유엔 채용제도에는 직원채용 경쟁시험에 의한 것과 개인적으로 각 기구에 직접 등록해두는 방식이 있다. 아울러 우회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는 JPO(국제기구 초급전문가)제도와 YPP(젊은 전문가 프로그램)제도 등이 있다.

국내에서는 외교통상부 국제기구인사센터(02-720-2334, 2353)을 통해 유엔 관련 취업정보를 얻을 수 있다. 국제기구는 새 자리가 나면 회원국을 대상으로 공석공고를 낸다. 이 센터는 이런 정보를 격월간 또는 계간으로 발행하는 ‘국제기구 직원 모집정보’지에 싣고 있다. 그러나 정보를 더 빨리 얻으려면 PC통신 천리안에서 ‘go MFO’를 누른 후 ‘외교통상부 세계의 창’으로 접속, 11번 국제기구 인사안내 항목을 보면 된다. 웹사이트는 http://www.MOFAT.go.kr.

유엔 기구는 연중 직원을 모집하기 때문에 기회는 비교적 많은 편이다.

유엔 직원에는 디렉터, 전문가, 일반직 등 세 가지가 있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지원하는 곳은 전문직. 전문직에 응모하려면 관련 전문분야에서 학사학위 이상의 학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석사학위 이상의 학력을 요구하는 곳이 많다.

유엔 기구는 대부분 인사부가 따로 있어 자체적으로 직원을 채용한다. 전문직은 대개 5등급으로 나뉘는 데 P-5급은 한국 관공서나 기업의 부장대리 또는 과장의 지위에 해당한다. 최소한 10년의 경력과 관리능력, 지도력 등이 필요

하며 각 기구 본부의 과, 소규모 부의 책임자가 된다. 그 아래로 P-4, P-3, P-2, P-1급이 있다. P-1급은 거의 JPO를 위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급은 연수생으로 볼 수 있어 경력은 요구하지 않는다.

대학이나 대학원에 재학중이고 사회활동 경험이 없다면 유엔에 진출할 수 있는 지름길은 JPO제도다. 이 제도는 정규 국제공무원을 희망하는 35세 미만의 젊은이를 대상으로 한국정부가 지원하는 것으로 원칙적으로 2년간(기관에 따라 1년 연장 가능) 유엔의 각 기구에 파견된다. 이 제도로 채용되는 경우 직책명은 파견되는 유엔 기구에 따라 국제기구 초급전문가(Junior Professional Officer·JPO), 어시스트 엑스퍼트(Assist Expert·AE)등으로 불린다.

올해의 경우 모집요강 발표는 2월 1일 신문을 통해 했고 5명을 뽑는다. 접수는 3월 2일까지.

경력은 대학 졸업후 전공 분야에서 2년 이상 업무경험이 있거나 대학원을 수료 또는 수료할 예정인 사람이다. 단 문학, 체육학, 예술학부 졸업생과 외국어만 전공한 경우는 제외한다.

해외 대학이나 대학원에 유학중이라면 뉴욕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 제네바 국제기관 한국대표부, 빈 주재 국제기관 한국대표부로 문의하면 된다.

JPO가 한국정부에 의한 직원 양성·파견제도라면 YPP(Young Professional Programme·젊은 전문가 프로그램)는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세계은행(IBRD), 아시아개발은행(ADB),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자체로 실시하는 제도다. 자격은 석사학위 이상의 학력에 교육, 문화, 행정(경영), 인문 분야이며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국제협력과(02-567-5191)및 각 기구 본부로 문의하면 된다.

유엔 사무국이 직접 뽑는 채용경쟁시험은 유엔 분담금 비율에 따라 직원수가 적은 나라 국적을 가진 사람을 채용하기 위한 것이다. 39세 이하를 대상으로 P-1, P-2, P-3급 직원 채용을 목적으로 한다. 시험 장소는 서울 또는 뉴욕이다.

한편 국제기구 후보자등록제도는 전문지식과 기술을 무기로 직접 유엔에 문을 두드리는 방법이다.

외교통상부 국제기구인사센터에 등록할 수도 있고 각 유엔 기구에 직접 등록할 수도 있다. 취직을 희망하는 유엔 기구 소재국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기구의 인사부에 직접 이력서를 보내도 된다. 직접 찾아가 기구 인사담당자를 만나서 자신을 알리는 방법도 있다. 유엔도 인맥을 통해 채용의사를 타진하기도 한다.

유엔은 아니지만 법적 지위 등은 유엔 직원과 동일한 각종 국제기구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OECD나 IMF, IBRD, ADB 등은 거의 경제학자 수준의 학위와 경험 등을 요한다.

이광일 주간한국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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