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풍향계] DJ. YS 관계개선에 '중요한 고비'

02/02(화) 17:34

김대중대통령과 김영삼전대통령의 관계개선 여부는 향후 정국전개에 상당히 중요한 변수가 된다. 그리고 이번 주와 다음 주가 두 사람의 관계개선 여부에 중대한 고비가 될 전망이다. 경제청문회의 증인으로 채택된 YS의 청문회 출석날짜가 8일로 잡혀있고 그의 차남 현철씨도 4일과 5일 두차례 청문회에 출석, 증언토록 돼있기 때문이다. YS부자는 청문회 출석 요구를 일축하고 있어 여권과 첨예한 마찰을 빚고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두 사람의 경제청문회 출석문제가 어떻게 처리되느냐는 DJ와 YS의 관계개선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청와대와 국민회의는 당초 YS의 청문회 증인채택에 신중한 입장이었다. YS가 극력 거부하는 상황에서 청문회장에 끌어낼 뾰족한 방법이 없고 무리하게 밀어부쳤다가는 PK지역의 민심 이반과 맞물려 엄청난 정치적 파장을 불러일으킬 개연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란의 원인을 규명하는 경제청문회에 YS의 증언이 빠진다는 것은 사실상 ‘메아리없는 외침’ 이나 다름이 없고 경제청문회자체가 무의미해진다. 일부 국민들에게는 YS의 증언 면제가 용납되기 어렵다. 그래서 여권 핵심부는 증언 형식에 대해서는 협상할 수 있다는 전제아래 YS측의 의사를 타진해왔다. 일단은 서면증언방식이 가장 유력하게 검토됐다.

문제는 YS의 태도다. 그는 요즘 매우 격앙되어있다. DJ를 비롯해서 여권 핵심부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을 여과없이 표출하고 있다. 1월 28일 저녁 한나라당의 신상우 국회부의장 박종웅 김무성 홍준표 의원 등을 불러 식사를 함께 하는 자리에서도 그랬다. 그는 여권일각에서 동교동_상도동간의 민주대연합을 거론하고있는 것에 대해 “민주주의를 해야 민주대연합을 할 수있지 않겠느냐” 며 일축했다. 그는 현 정권이 ‘비민주적인’ 근거로 야당의원 빼가기와 정부개입에 의한 대기업 빅딜을 대표적으로 꼽는다고 한다.

이에대해 국민회의와 청와대측은 실소를 금치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야당의원빼가기로 말하면 그가 ‘대선배’ 이고 그가 망친 경제를 살리기 위해 불가피한 수술인 빅딜 등 기업구조조정에 대해 언급할 자격과 염치가 있느냐는 것이다. 국민회의 일각에서는 정 그렇다면 무슨 수를 쓰더라도 YS를 증언대에 불러내자는 매파들도 나타나고있다. 하지만 YS에게 강한 바람보다는 햇볕으로 대응하겠다는 청와대측의 입장에는 큰 변화가 없다.

◆“예우는 못할 망정” “자기는 어떻게 했는데”

퇴임후 처음부터 YS가 DJ정권에 불만을 터뜨렸던 것은 아니다. YS는 지난 대선과정에서 어느정도 중립을 지킴으로써 DJ가 승리하는데 일정한 기여를 했다고 생각하는 것같다. 실제로 한나라당 이회창후보가 DJ비자금문제를 쟁점화하고 나섰을 때 YS는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않는 쪽에 무게를 뒀던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YS가 악심을 품고 DJ의 당선을 막았더라면 선거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이러한 ‘공로’ 에 대해 YS는 DJ측으로부터 보답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의 예우를 기대했음직 하다.

하지만 DJ측은 YS의 그런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예우는 커녕, 경제청문회에 불러내니 마니하면서 자신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세웠다고 YS는 느끼는 것같다. 물론 청와대측은 “92년 대선패배후 YS는 DJ에게 어떻게 했는데…” 라며 콧방귀를 뀐다. DJ측은 당시 YS의 견제 및 홀대가 DJ 정계복귀의 빌미가 됐다고 주장한다.

결정적으로 YS의 마음을 돌려세운 것은 차남 현철씨의 사면복권문제였다. YS는 이른 시일내에 현철씨의 사면복권이 실현되기를 희망했다. 한때 여권은 한보사건에 연루됐던 권노갑씨의 사면복권을 단행하면서 형평성 차원에서 현철씨의 사면복권을 적극 검토했다. 하지만 현철씨의 ‘국정농단’ 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아직 수그러들지 않은 데다 대법원판결이 끝나지않는 등 절차상 어려움도 있어 없는 일로 됐다. 그러나 YS는 “대통령이 마음먹기에 달려있지 않느냐” 며 매우 서운해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권은 이번 3.1절 특사에 현철씨의 사면을 적극 검토중이다. 그러나 김전대통령부자가 청문회증언을 끝까지 거부하고 버틸 경우 국민정서상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서면증언 등으로 양측이 타협한 뒤 현철씨를 사면대상에 포함시키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 이 과정이 원만히 처리되면 DJ-YS의 관계는 새국면을 맞게될 것이다.

이계성 정치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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