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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길 장관] "공무원 사회에도 경쟁개념 도입해야"

정부부처 장관중 가장 바쁜 김정길 행정자치부장관을 만났다. 행정자치부는 지난해 3월 정부부처 통폐합으로 안살림을 담당하던 총무처와 바깥살림(지방행정)을 맡고있던 내무부가 통합한 부서. 전 같으면 두 개 부서 장관을 겸직하는 셈이다. 지방행정은 어느정도 독립됐지만 치안, 재난, 소방행정은 아직도 행정자치부가 전국 네트워크를 장악하고 있기때문에 ‘영일’ 이 없는 자리다. 그래서 김장관은 광화문 정부종합청사에 출근할 때도 수위들에게도 먼저 “어젯밤 별일 없었느냐” 고 아침인사를 건넨다. 이들은 김장관을 ‘청사에서 제일 늦게 퇴청하는 장관’ 으로 알고 있다.

취임 1년이 못됐지만 김장관은 그간 숱하게 ‘구설수’ 에 올랐다. 나쁜 의미만은 아니다. 공공부문 구조개혁의 주무장관으로 ‘구조조정’ 을 한다는 것이 결국 ‘사람 잘라내는 일’ 이었기 때문에 비난이 제일 많았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관료들의 비리를 폭로한 ‘공무원은 상전이 아니다’ 라는 책이 출판된 후 국민들로부터는 칭찬을, 일부 공무원들로부터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당시 행자부 인터넷 홈페이지 ‘열린마당’ 에는 연일 찬반논란이 일어 언론이 주목했고 이것이 책의 성가를 높여 주었다. 첫주에 베스트셀러 비소설부문 3위, 종합순위 10위에 오르는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공직사회실상, 국민들 눈높이로 공개

이에대해 김장관은 “사실 이 책을 내면서 많이 망설였습니다. 장관이 맡은 조직의 문제와 실상을 공개하게 됨에 따라 성실히 일하고 있는 대다수 공무원들에게도 누를 끼칠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국민이 고통을 받고 있는 이때 정부개혁이 성공하지 못하면 더 큰 희생을 치루어야 할 것이라는 강박관념이 용기를 주었습니다. 공직사회의 실상을 국민의 ‘눈높이’ 에다 공개하고 국민의 질책에 종아리를 걷는 심정으로 책을 펴내게 된 겁니다.”

새해들어 첫번째 관심사였던 경찰인사문제로 이야기가 옮겨졌다. 호남출신 김세옥 경찰청장을 임기(?)도 채우지 않은 채(보통 경찰인사가 1년단위인데 김청장은 10개월밖에 안됐다) 그것도 토요일 오후7시에 경질발표를 했으니 그 배경에 대해 말이 많았다. 김장관과의 ‘불화설’ 이 주류였다.

이 부분에 대해 김장관도 ‘전격성’ 은 인정했다. “경찰총수를 바꾸는 문제는 워낙 보안사항이어서 은밀히 진행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대통령 재가를 받고 곧바로 발표하는 것이 잡음을 줄이는 길이라 생각했습니다. 검찰총장과 경찰청장은 지금까지 대통령과 같은 지역 출신이 맡는 게 관례였습니다. 그런데 김광식 신임청장은 영남출신 아닙니까. 그만치 김대통령께서 지역편중 인사를 안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봐야 하겠지요. 1월14일자 한국일보에서 보도한 바와 같이 정부고위직중 영남출신이 아직도 33.9%로 호남 27%보다 높은 비율입니다. 지역차별은 없어져야 할 과거의 유산입니다.

1월27일 경찰 후속인사를 보면 정년 임박자들을 과감히 내보내고 개혁지향적인 인물을 대폭 발탁하지 않았습니까. 이번 인사가 무엇을 지향하는 지를 알 수 있었을 겁니다. 1940년생 이상 고령자들에게서 사표를 받았는데 치안감 5명을 포함해 총경이상이 86명이나 옷을 벗었습니다. 경찰조직에서는 이례적인 대사건입니다.”

◆조직·인력의 감량화를 통한 구조조정

김장관은 인사행정부터의 개혁성을 강조했다. 1월중순 미국의 앨 고어부통령이 주재한 ‘정부혁신 국제포럼’ 에 정부대표로 참석하기위해 1월13일에는 떠나야 하는데 그전에 인사를 하려고 1월9일 토요일 대통령 결재를 받아 바로 발표하고 월요일인 11일 서울청장 후속인사를 했다는 것이다. 전격 경질에 대한 말이 길어지는 것을 봐서 김장관도 이 부분이 마음에 걸렸던가 보다.

‘국민의 정부’ 개혁의 상징이랄수 있는 공공부문 구조조정, 공무원 명예퇴직, 1_3급 연봉제, 목표관리제 등 굵직한 주제에 대해서는 견해가 분명했다.

“지난해 명예퇴직자 6,548명을 포함해 16,300여명이 공직을 떠났습니다. 정년단축과 정년연장제도를 철회하는 제도개선으로 가능했지요. 물론 정부의 개혁의지를 감안해 공공부문에서도 명예퇴직과 조기퇴직을 적극 권장했고 공무원들도 동참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내년까지 교원·경찰을 제외한 160,000명의 중앙공무원중 10.9%인 17,000명을 감축할 생각입니다. 이미 국가공무원 총정원령을 제정, 정원을 273,982명으로 제한해 놓았습니다. 지방자치단체도 지난해 35,000명이나 줄였습니다. 2002년까지 전체정원의 30%인 87,000명을 줄일 계획입니다. 그렇다고 이 인원을 모두 강제 퇴직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교육훈련기관 통폐합, 특별지방행정기관 정비, 정부위원회 정비 등 조직과 인력의 감량화를 통해 무리없이 추진할 계획입니다. 곧 중앙행정기관에 대한 경영진단이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계속할 생각입니다.”

◆“연공서열식의 개념은 버려야 합니다”

1_3급 공무원연봉제와 목표관리제가 직업안정성이나 정치적 중립성을 저해할 소지가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김장관은 “그럴리 없다” 고 잘라 말한다. 김장관은 “공공부문에도 민간부문의 경쟁개념을 도입해 연공서열식이 아니라 열심히 일해 좋은 성과를 거두는 공무원을 우대한다는 적극적인 발상입니다. 평가의 공정성문제가 제기돨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목표관리제에 의한 평가라 어느정도 장·차관의 자의적 평가를 배제할 수 있습니다. 먼저 차관이 A B C D로 등급화하고 이를 장관이 등급안에서 점수화하기 때문입니다. 상급자뿐 아니라 동료 하급직원 민원인 등에 의한 다면평가방식도 병행할 계획이어서 정치적 중립성을 해칠 소지는 없습니다. 행정업무에 목표관리제를 도입하면 제품생산이나 영업실적과 같이 계량화가 안돼 평가가 곤란하지 않느냐는 반론도 제기됐습니다. 그러나 목표설정부터 부서와 개인의 협의하에 이루어지고 평가도 합동평가를 통해 부서에 통보되고 결국 개인의 점수로 나타나기때문에 투명성이 확보됩니다. 앞으로 다양한 평가지표를 개발해 우선 1_4급에만 의무화하고 이를 발전시켜 종내에는 전 공무원에게 적용할 계획입니다.”

행정자치부장관이 제2건국위원회 기획단장으로 참여한 것이 ‘관주도’ 가 아니냐고 조금 ‘삐딱한’ 질문을 해봤다. 김장관은 “그건 오해” 라며 ‘강의식’ 으로 설명했다. 과거에 새마을운동 등 관이 주도한 개혁운동이 정치적으로 악용되어온 선입견에 의해 그런 오해가 생겼다는 것이다. 김장관은 ‘제2건국운동은 민간합동성격의 운동’ 이라고 정의했다. ‘나라의 기본을 세우는데’ 민·관의 구분이 있을 수 없다는 논리다. 그래서 기획단 위원28명중 60%가 넘는 17명이 민간인이라는 부연설명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지도지원을 담당하는 행정자치부장관이 기획단장을 맡는게 당연한데 오해를 줄 수 있어 이 자리를 민간인으로 넘기고 지원단을 꾸리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유약한 장관’ 인식 불식시킨 1년

김장관은 웃는 모습이 ‘해맑아’ 보인다. 사람좋은 인상이다. 장관에 임명됐을 때 국회의원으로서는 ‘적격’ 인데 행정부처의 장관으로서는 좀 유약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김장관은 지난 1년 이런 인상을 불식시켰다. 추진력, 배포, 과단성 등에서도 점수를 땄다.

마지막으로 ‘정치인 출신 장관’ 의 변을 들어보았다. “사실 정부를 항상 비판만하던 국회의원보다 장관은 책임지고 집행을 해야하기때문에 머리도 복잡하고 고달픈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둘다 ‘나라일’ 을 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합니다. 저는 정치인이라 언제든지 기회가 되면 국회로 돌아갈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솔직히 저의 뿌리인 부산·경남의 정서에 신경이 쓰입니다. 정권교체후 영남차별론이 루머로 돌고 있습니다. 사실이 아닌데도 그렇게 믿는 풍토가 문제지요. 그러나 저는 과거의 명예와 영광을 경험했던 부산지역주민들의 자긍심을 믿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김장관은 “언론에서도 가급적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것은자제하고 국민화합의 방향으로 보도해달라” 는 당부를 잊지않았다.

남영진·주간한국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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