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비서는 실력 갖추어야하는 전문직"

02/10(수) 16:36

외국기업이 아닌 국내 기업에 동시통역사수준의 영어실력을 갖춘 여비서가 등장해 화제다. 주인공은 LG텔레콤 남용사장의 여비서 노숙원(31)대리. 노대리는 미국인보다 더 세련된 영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한 남사장이 비서지원자를 무려 9번이나 퇴짜를 놓는 우여곡절 끝에 채용한 전형적 커리어우먼.

노대리의 업무스타일은 여느 국내기업 여비서와는 다르다. 커피를 타는 등의 일은 거의 안한다. 오랜 외국생활로 업무스타일이 서구형인 남사장이 커피메이커를 집무실 바로 옆에 두고 손님 커피를 직접 만들어 제공하기 때문.

‘커피접대’는 비서가 할일이 아니라는 게 남사장의 생각이다.

때문에 노대리가 주로 하는 업무는 사장의 몇 마디 지시사항을 듣고 살을 붙여 바로 2, 3쪽 영문서한을 작성하거나, 합작사인 영국 BT사나 외국계 컨설팅회사 고위층과의 면담일정 등을 조정하는 일이다. 중앙대 영어과출신인 노대리의 영어실력은 ‘컨트롤데이터’란 외국계 회사에 7년 가까이 근무하며 다져진 실전형. 지금도 토익시험을 치면 900점은 무난히 넘을수 있다는 노씨는 비즈니스에 필요한 서류를 외국인도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만들어내는 수준급 영어실력을 자랑한다.

기존 월급체계로는 도저히 실력파 비서를 뽑을 수없다고 판단한 LG텔레콤 인사부는 대리급에 연봉제를 적용하는 파격적 조건으로 노대리를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살짜리 아들을 둔 노대리는 실력파 여비서의 연봉은 외국계회사 비서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 외국계 컴퓨터회사에 다니는 남편도 수준급 영어실력을 자랑한다.

노대리의 등장은 외국 자본이 넘쳐나고 있는 국내 통신업계에도 서서히 선진경영기법들이 스며들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김광일·경제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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