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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오부치의 '진공 기관' 힘이 보인다

1월30일로 취임 6개월을 맞은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일본 총리에 대한 평가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

‘식은 피자’라는 취임 당시의 빈정거림이 사라진 대신 ‘진공 기관’이라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무엇이든 빨아 들여 자기 것을 만드는 무서운 사람이라는 뜻이다.

특히 1월14일 자유당과의 연립정권 출범을 계기로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장기 집권의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이 23, 2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오부치내각 지지율이 30%로 나타나 지난 해 12월 조사때의 16%에서 거의 배로 뛰었다. 30%대의 지지율은 취임 이래 처음.

야당은 물론, 자민당내 반대파들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이같은 인기는 우연한 것이 아니다. 우선 한미 양국을 비롯,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정상외교가 일본의 안정적인 자리매김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무성하다. 최근의 프랑스·독일·이탈리아 순방도 외교 평점을 높였다.

금융재생 관련법을 정비, 금융불안의 고삐를 잡은 것이나 24조엔 규모의 ‘긴급경제대책’ 등 경기부양책도 괜찮은 평가를 얻었다. 최근 닛케이(日經) 평균주가가 1만 4,500엔대를 회복하는 등 일본 경제가 적어도 더 이상 추락하지는 않으리라는 점이 분명해져가고 있다. 자유당과의 연립으로 정국 안정의 전망이 밝아졌고 위협적 존재였던 민주당이 간 나오토(菅直人)대표의 ‘여성 스캔들’로 인기가 하락하는 운까지 겹쳤다.

현재로서는 9월 자민당 총재선에서 재선돼 2차 내각을 이끄리라는 전망을 가로막는 특별한 걸림돌은 보이지 않는다. 당내만 잘 다독거리면 무난하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관측이다.

다만 일본 경제가 아직 분명한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그의 여전한 고민거리다. 99 회계연도(2000년 3월말 마감) 플러스성장 약속이 지켜질 것인지에 그의 정치적 명운이 걸려 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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