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지만이가 건강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자” 또 한번 관용으로 자유의 몸이 된 박지만(41)씨를 돕겠다고 고등학교 동문들이 나섰다.

25일 정부 특별사면으로 공주치료감호소에서 석방된 지만씨는 지난 10년간 5번이나 적발_선처_재적발의 악순환을 반복했다. 그런 지만씨의 재기를 돕겠다고 나선 사람들은 서울 중앙고 선배들로 대학교수 검사 변호사 군인 경찰간부 병원장 업인 공무원 등 20여명. 물론 지만씨가 겪어야 했던 아픈 경험이 마약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다는 동정심이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지만씨가 마지막이 될지 모를 이번 ‘은전’ 을 기회로 마약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평생 정상인으로 재기할 수 없을 것이란 선배들의 우려가 무엇보다 컸다. 선배들은 지만씨가 지난해 4월 네번째로 구속되면서 “자연인 박지만으로 처벌받겠다” 며 실형을 자처한 만큼 그의 각오도 단단할 것으로 믿고 있다. 그래서 그동안 주변의 연민이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하기는 했지만 스스로 생활력을 가질 때까지는 옆에서 지켜주기로 했다.

복안은 지만씨의 마음열기. 그의 히로뽕 인생유전이 터놓고 얘기할 주위가 없는 데서 오는 외로움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방법으로 선배들이 지킴이로 나서 등산 여행을 함께 하고 집으로 초대하는 등 선후배간 끈끈한 정을 나누기로 했다. 무엇보다 급한 인생의 반려자를 찾아주는 일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지만씨는 과거 반려자를 찾아 결혼을 꿈꾸기도 했으나 희망과 달리 번번이 실패했고 그때마다 마약에 빠져들었다.

선배들은 지만씨에 쏠리는 세인의 관심이 그를 괴롭히고 정상적인 생활에 장애요인이 될 수도 있어 안정을 회복할 때까지 모든 활동을 비공개로 진행할생각이다. 석방 당일에도 오전9시께 홍모(48·전 공무원)씨 등 선배 2명이 지만씨를 맞으러 공주치료감호소를 찾았지만 지만씨는 바깥의 눈을 의식, 일찍 출소해버린 뒤였다. 홍씨는 “지만씨가 많이 따랐던 고교 3학년 담임선생을 자주 만나 대화를 나누도록 하는 등 마약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고 말했다.

출소후 서울 청담동 M빌라의 집에 칩거중인 지만씨는 그동안 옥중경영을 해온 삼양산업에 조만간 정상 출근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간한국부·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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