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의대 모발이식센터 김정철(사진)교수는 ‘대머리교수’ 로 통한다. 그가 대머리여서가 아니라 대머리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려고 온 힘을 쏟고 있어 붙여진 별명이다.

김교수는 “대머리 치료법은 5,000년전 이집트의 파피루스에도 기록돼있을 정도로 인류의 오랜 숙제” 라며 “대머리를 근본적으로 치유하는데 인생을 걸었다” 고 말했다.

“인류역사상 수많은 대머리치료법이 시도됐다. 머리피부를 타르와 석유, 비둘기똥, 암소오줌으로 마사지에서부터 진공펌프에 연결된 고무모자를 머리에 대고 빨아당기기도 해봤다. 지금까지 의학계에서 대머리치료제로 인정을 받고있는 약은 ‘미녹시딜’ 뿐인데다 그나마 계속 바르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 대머리를 만드는 유전자를 찾는 것이 원인치료의 첫 단계다”

이미 대머리유전자 4종을 발견, 정밀분석에 들어간 그가 이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94년. 미국에서 모발분야의 최고권위를 자랑하는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에 유학할 때 ‘대머리는 왜 꼭 머리앞과 윗부분에만 나타나는가’ 라는 화두에 몰입하면서부터다.

그는 이때 모발유전자 분석만이 대머리치료의 관건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귀국후 모발이식센터를 설립, 모발유전자를 찾는 작업에 매달렸다.

그는 또 ‘모속식모술’ 을 창안하면서 기존 모발이식분야에서 획기적 전기를 마련했다. 기존 ‘펀치식모술’ 로는 부자연스럽기 그지없던 머리카락을 이 이식술로 말끔히 해결했다.

“모발이식도 중요하긴 하지만 대머리 유전자암호를 푸는 것과 비교하면 새발의 피다. 이 암호가 풀리는 날, 전세계 대머리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저절로 힘이 난다”

대구=전준호 사회부기자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