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까지도 토끼는 쥐, 다람쥐, 비버 등 쥐목(설치목·齧齒目)에 딸린 토끼아목(亞目)으로 분류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쥐목과는 다른 독립된 토끼목으로 분류한다. 앞니나 뒷꿈치 구조가 쥐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쥐는 윗턱의 앞니가 한 쌍인 데 비해 토끼는 두 쌍이 앞뒤로 겹쳐 있다. 이같은 이중구조는 토끼류에서만 볼 수 있는 것으로 쥐의 홋니와는 다르다. 뒷꿈치는 소나 양에 가깝다.

토끼는 호주와 뉴질랜드및 그 일대 섬을 제외하고 전세계에 자생한다. 오세아니아의 토끼는 근세 들어 유럽인들이 가져온 것이다. 토끼는 우는토끼과와 토끼과로 나뉜다.

우는토끼는 경계를 할 때나 동료를 찾을 때 ‘비루루…’하는 호루라기 같은 소리를 내는 데서 그 이름이 붙었다. 시베리아 캄차카 사할린 몽골 만주에 분포하며 우리나라에는 백두산과 함경도 부전고원에 서식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토끼과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보면 반도 북부에서 만주 시베리아에 서식하는 만주멧토끼와 한반도 중남부, 중국 남동부, 대만에 서식하는 멧토끼(산토끼 또는 중국멧토끼)가 있다. 만주멧토끼는 이제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야생토끼는 결국 대부분 멧토끼인 셈이다. 굴토끼와 달리 멧토끼는 굴을 파지 않고 노천에서 그냥 잠을 잔다.

토끼과의 일종인 굴토끼는 이베리아반도와 아프리카 북서부 원산으로 땅 속에 굴을 파고 산다. 기원전 3,000년경부터 집토끼로 길들여지기 시작했다. 이후 로마인들이 길들인 집토끼를 서유럽 전역으로 전파했고 이것이 다시 중국, 한국 등으로까지 전해졌다. 문화재위원 오창영씨는 “멧토끼와 굴토끼(집토끼)는 혈연상 관계가 멀고 교배해도 번식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멧토끼는 하루 30분 정도밖에 잠을 자지 않는다. 눈을 뜨고 잔다는 것은 잘못된 속설이다. 토끼는 겁이 많으면서도 부동자세로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티다가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 돼서야 뒷다리를 용수철처럼 튀겨달아난다. 특히 오르막을 치닫는 능력이 뛰어나고 지그재그로 방향전환을 잘 한다. 그러나 얼마쯤 달아나다가 다시 원래의 장소로 돌아오는 회귀성이 있다. 피부는 종잇장처럼 약해서 잘 찢어진다. 삵이나 여우에게 잡혀도 살가죽만 적의 발톱에 남고 몸뚱아리는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다. 대신 찢기고 벗겨진 피부는 금세 아문다.

집토끼는 식량이 부족했던 1차 세계대전후 산업적으로 도태와 개량을 거듭했다. 현재는 고기용, 모피용, 털용 등 세 종류에 50여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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