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말썽] "내가 낸 돈 다 어디갔지?"

04/22(목) 10:28

최근 공무원연금 기금이 고갈위기에 처해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내년부터 공무원 퇴직자의 연금수령액이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교육공무원인 일선 교사들의 명퇴신청이 폭주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공무원들이 매달 월급에서 떼어 적립해둔 돈마저 퇴직시 못받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있다.

행정자치부는 해결방안을 위해 지난1월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연구용역을 의뢰, 5월말 연구결과가 나오는대로 관계부처간 협의를 거쳐 연내에 공무원연금법을 개정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현행 공무원연금제도의 대대적인 손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연금재정 악화요인 = 공무원 연금의 기금 고갈사태는 단기적으로 볼때 공직사회 구조조정으로 지난해부터 공무원 퇴직자가 급증, 기금이 한꺼번에 줄어든데다 연금관리공단이 기금을 방만하게 운영해온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97년 3만4천여명(전체 공무원의 3.5%)이던 퇴직자가 본격적인 정부구조조정으로 98년에는 5만5천명(전체 공무원의 5.8%)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퇴직자들에게 지출된 퇴직금 및 연금지급총액도 97년 2조8천억원에서 98년에 5조1천억원으로 급증, 무려 2조3천억원 이상이 추가로 지출됐다.

특히 올해부터 교육공무원의 정년단축까지 겹쳐 전체 공무원의 8.2%인 7만5천여명이 퇴직할 전망이어서 추가 지출분이 크게 늘어 가뜩이나 고갈위기에 처한 연금기금은 더욱 압박을 받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지난해 이후 인력감축.정년단축 등 구조조정으로 인한 퇴직급여추가지출 규모가 총 6조원 정도가 되고 금년에도 3조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퇴직자 급증·수익사업 실패 등이 고갈 부채질

또 기금운용 수익사업의 실패도 연금 고갈을 부채질했다. 지난해 전체 연금규모의 10%가 되는 6천억원을 주식에 투자했으나 지난해말 평가손이 26%에 달해 2천억원 가량을 날린 것으로 파악됐다.

연금재정 악화의 구조적 요인으로는 퇴직급여수준에 비해 비용부담이 적어 원초적으로 수지불균형 상황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 꼽힌다. 정부의 연금비용 부담은 민간기업이나 외국정부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현재 공무원연금의 정부부담비율은 7.5%(공무원 월보수액 기준)로 미국(26.6%), 일본 (22.5%), 프랑스(28.5%), 독일(전액 정부 부담) 등에 비해 훨씬 낮다.

이와 함께 공무원 연금제도가 만들어진 지난 60년대 평균수명이 65세 가량으로 공무원퇴직후 대략 5∼7년 연금을 수령했으나 점차 평균수명이 늘어 올해는 73.5세로 수령기간이 20∼30년이나 돼 연금환경이 변화한 측면도 있다.

▲정부대책 = 행정자치부는 연금기금이 고갈위기에 있지만 퇴직금을 주지 못하는 사태는 오지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급여지급 부족재원 3조1천억원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서 현재 보유하고있는 기금에서 충당할 수 있고 부족분이 있다면 향후 정부예산에 반영해 충당할 방침이라는 것이다.

98년이후 정부구조조정으로 인한 추가지출분은 총 6조원으로 추정되는데 이에 대해서는 늦어도 2000년까지 정부예산 등으로 충당한다는 것.

하지만 구조적인 연금재정 악화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공무원 연금법 개정을 통한 연금 운용방식의 근본적인 손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정부입장이다. 우선 정부과 공무원이 5대5의 비율로 분담하는 연금 부담률을 상향조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원칙론에 불과한 정부대책, 구체안 세워야

정부부담률이 높아지는 만큼 공무원 부담률도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 부담률은 지난 96년 5.5%에서 6.6%로, 99년에 7.5%로 인상된 바 있다.

또 공직을 퇴직하고 난 이후 국영기업체에 재취업했을 경우 월급과 연금을 이중으로 받는 불합리성도 해소하는 쪽으로 연금운용을 개정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연금의 당초 취지가 퇴직후 노후를 안정적으로 영위하는데 있는 만큼 정상적으로 공직생활을 해 정년퇴직하는 사람은 연금을 정상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보호해준다는 원칙을 지킬 방침이다.

한편 김기재장관은 공무원연금법을 개정하더라도 소급적용해 현재 공직에 있는 사람이 피해를 보는일이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강조했으나 구체적인 적용시기 등에 관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혀 논란의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이태규·주간한국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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