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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정부 달랠 '재벌들의 화답'은?

지난주 경제계는 전례없이 팽팽한 긴장의 연속이었다. 14일 김대중대통령의 월례기자회견이 그 출발이었다. “(재벌들이)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놔야 한다. (재벌의 자율적인 개혁을)기다릴만큼 기다렸다. (재벌개혁에 대한 구체적인)성과없이 (재벌총수들을)만나지는 않겠다”는 것이 김대통령 발언의 골자였다. 22일로 예정했던 정부 재계간담회를 26일로 미루면서까지 ‘가시적 성과’를 촉구, 재벌에 대한 개혁요구를 분명히 했다.

이는 강봉균 청와대경제수석과 이헌재금융감독위원장의 잇단 공개발언으로 더욱 구체화했다. 15일 강수석은 “5개그룹중 2개그룹이 워크아웃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했고 같은 날 이위원장은 “구조조정작업이 부진한 5대그룹 계열사에 대해서는 경영권도 박탈할 것” 이라며 현대와 대우의 적극적인 개혁을 직간접적으로 요구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현대와 대우를 지목, 부당내부거래를 따지고 있다고 공식 확인했다. 청와대 금감위 공정위가 융단폭격을 하고 나선 것이다. 곧 세무조사까지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정부 입장에서 ‘말 잘 안듣고, 말로만 개혁하는 그룹’을 구체적으로 적시함으로써 그동안 수차례 지적됐던 ‘잠복상태의 현안’, 빅딜을 중심으로 한 개혁대상 재벌이 구체적인 모양을 갖추어 수면위로 본격 부상한 것이다.

재벌개혁문제는 이번주 들어 더욱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26일 김대통령주재 정부 재계 간담회가 열리기 전까지 다양하고도 복합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어떤 형태로든 모양을 만들어내려는 정부와, 최대한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실속을 챙기려는 재벌간 숨가뿐 공방전도 간단없이 이어질 것 같다.

이번주중 재벌개혁을 놓고 전개될 공방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략 5가지를 바닥에 깔아야 한다. 우선 엄포만 놓고있는 정부가 5대재벌 계열사를 워크아웃대상에 지정하는 등 구체적으로 재벌제재를 가할 것인지가 관심이다. 현대의 주가조작에 대한 금감위의 공식적 조치도 관심거리이며 21일로 예정된 증권선물위원회는 이에대한 정부대응의 고비일 것 같다.

정부 강력한 재벌정책에 5대그룹 대책마련에 분주

재계입장에서 보면 ▲19일 총수회동을 계기로 일단 고비를 넘긴 반도체 빅딜이 최종적으로 어떻게 결론날 것인지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를 축으로 한 빅딜의 마무리는 어떻게 될 것인지 ▲대우그룹의 적극적인 자산매각과 외자유치가 어떤 형태로 구체화할 것인지 ▲현대는 어떤 내용으로 부채비율 축소를 포함한 재벌개혁안을 내놓을 것인지 등이 키포인트다.

이와관련, 지난주가 정부의 강공이 연속됐던 한 주였다면 이번주는 재벌의 반격 내지는 화답이 주류를 이룰 것 같다. 즉 5대그룹은 총수들의 모임이나 구조조정본부장의 모임 등을 통해 민간으로 완전히 넘어온 재벌개혁의 공을 처리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회장들의 직접적인 움직임도 예상된다.

관심은 현대와 대우다. 우선 눈여겨 봐야 할 곳은 현대. 정부로부터 여러방면에서 압박을 받고있는 현대가 어떤 대응에 나설 것인지 하는 것이다. 현대는 지난주 자발적인 재무구조 개선계획과 계열사 축소계획 등을 언론에 알리며 정부의 재벌정책에 순응하는 다양한 제스처들을 보였다. 정부나 언론은 그러나 현대의 이런 대응에 별로 관심을 쏟지않고있다. 눈에 보이는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주중 현대는 LG와의 반도체빅딜을 시작으로 다각적인 화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의 대응은 보다 구체적일 것으로 보인다. 시중에는 이미 대우가 모모계열사를 매각키로 했다는 소문과 정부가 상당수 계열사와 사업을 즉각 매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대우의 메가톤급 선언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이번주는 또 재계의 노사정위 탈퇴와 서울지하철 노조문제 등으로 불거진 노사문제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와 지수700을 돌파한 주식시장이 얼마나 더 달아오를 것인가 하는 문제도 관심이다. 엘리자베스 영국여왕과 함께 방한할 60여명의 영국기업인들은 국내 기업과 적지않은 경협소식을 쏟아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종재·경제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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