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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힘겨루기] 경찰 "이번에는 진짜 해보자"

경찰이 주장하고 있는 수사권독립 요구는 한마디로 그동안 수직적 관계였던 검·경의 관계를 자치경찰제 도입을 계기로 사건수사에서 상호대등한 협력을 취할 수 있는 수평적 관계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찰이 주목하는 법조항은 ‘경위 이상 사법경찰관은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를 해야한다’는 형사소송법 196조 제1항. 이로인해 경찰의 모든 업무를 장악한 검찰이 상급기관으로 ‘군림’하고 있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다.

실제로 검찰은 이 조항을 근거로 검찰청법과 검찰사건사무규칙 등에 ‘상명하복’을 강요하는 조항을 만들어 경찰의 우수한 수사요원을 검찰로 파견하는 등 경찰업무 전반에 관여하고 있다. 경찰로서는 ‘독소조항’일 수 밖에 없는 196조 제1항을 비롯한 몇몇 조항을 개정, 사건수사에서 독자적인 수사권을 확보해 검찰과 함께 수사기관으로서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경찰의 수사권 독립 요구를 엄밀하게 따져보면 영장청구권 등을 포함한 수사권의 전면적 이양을 의미하는 수사권 독립이 아닌 현재 관행처럼 이루어지고 있는 수사과정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자는 ‘수사권 현실화’라 할 수 있다.

이와관련 이근명경찰청차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경찰 수사권 현실화에 대해 ▲영장청구는 반드시 검찰의 손을 거치도록 하지만 ▲불구속 사건은 경찰의 독자적인 권한으로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신 체포·구속과 관련된 범죄에 대해 검찰의 지휘를 받지만 영장 신청전까지는 독자적으로 수사를 하겠으며 불구속 사건의 경우 검사가 구속사건으로 판단한다면 재지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수사전문가 전면 통제는 어불성설”

따라서 법무부가 7일 경찰 수사권독립 요구의 핵심사항으로 파악했던 ▲검사의 수사지휘권 배제 ▲사건종결권과 영장직접청구권 확보 등은 경찰 수사권독립 요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자의적인 해석이라는 것이 경찰의 주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는 법률적용 행위라기보다 수사인력을 범죄현장에 신속하게 투입, 범인을 검거하고 증거를 확보하는 기법”이라며 “법률전문가인 검사가 수사전문가인 경찰을 전면 통제하는 것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경찰이 수사권을 갖지 못해 간단히 처리할 수 있는 경미한 사건도 법절차상 검사의 검토와 판단을 거치게 되어있어 불필요하게 사건관계자들이 장시간 대기하거나 사건처리가 지연되는등 국민 불편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사법경찰관이 작성한 조서가 증거능력이 없어 피의자나 참고인이 조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심리적 부담감은 물론 막대한 시간과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는 주장이다.

경찰에 수사권을 부여했을 경우 잘못된 사건처리로 인권침해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서 경찰은 오히려 “현재 검찰이 저지르는 인권침해는 견제할 방법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 검찰의 자질론 시비와 관련, 경찰은 ▲수사전문학교 설치로 수사요원 재교육 강화 ▲대도시 경찰서 수사과장에 사법시험 합격자 배치 ▲법대출신 경장급 수사요원 선발 ▲경찰서 인권청문관 배치 등 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경찰은 특히 자치경찰제 도입이후 자치단체장의 지휘·감독을 받아야 할 경찰이 중앙정부인 검찰로부터도 지휘를 받는 것은 ‘분권화’라는 지방자치이념에 맞지 않다고 수사권 독립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박천호·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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