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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풍향계] '도끼와 바늘의 싸움' 본격 시동

이번주 정국에는 두 개의 강력한 바람, ‘쌍끌이 풍’이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그 하나는 한나라당이 발원지인 ‘이회창 출마풍’이고 다른 하나는 여권에서 발생한 ‘정치개혁풍’이다. 두 바람 다 지난주 후반에 발달하기 시작해서 이번 주중에는 A급 정치태풍으로 위력이 커질 전망이다.

공동여당은 4월6일 정치개혁안 단일안을 확정·발표했다가 하룻만에 번복, 중선거구제 적극검토와 지구당폐지 등 ‘과격한’ 수정안을 전격 들고 나오면서 정치판에 회오리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지구당 폐지는 정당사에 분수령이 될만한 획기적인 사건이다. 중선거구제 도입에 대해서는 공동여당내에서 찬반이 분분하다. 한나라당 내부에도 소선거구제와 중선거구제 지지파가 갈려 있어 여당내부, 야당내부, 여야간 복잡한 기류가 얽키고 설켜 난기류를 형성할 수 밖에 없다.

이회창총재의 ‘6·3 서울 송파갑 재선’ 출마는 여러 정치적 전략 목표를 노리는 승부수다. 무엇보다도 정국주도권 확보를 위한 회심의 카드다. 고승덕후보사퇴소동으로 수세에 몰렸던 이총재는 공동여당의 정부조직법개정안 강행처리를 계기로 반격의 실마리를 잡았다고 보고 여세를 몰아 송파갑에서 압승함으로써 정국 헤게모니를 틀어 쥔다는 심산인 것 같다.

이총재의 송파갑 출마는 또 ‘불온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당내 비주류의 준동을 제압하는 카드가 될 수있다. 이와함께 자신들의 정치적 미래에 심각한 불안을 갖고 있는 수도권 의원들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이총재측은 본다.이총재가 송파갑출마를 통해 의도한 바대로 이같은 전략적 목표를 획득한다면 내년 총선과 관련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총재는 당장악력과 정국주도력을 극대화해 총선국면을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으며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선거공조도 상당부분 견제할 수있는 힘을 갖게 된다. 여권의 내각제추진문제도 깊숙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총재의 송파갑 출마가 갖고있는 이러한 잠재력 때문에 이총재의 출마선언은 정국에 아연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 그리고 청와대가 대책마련에 부심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총재측도 지불해야할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가분석통들은 이총재가 희망하는 ‘압승’가능성에 대해 고개를 젓는다. 선거라는 것은 미묘해서 지역적 텃밭이 아닌한 좀처럼 압승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 근거.

송파갑의 투표성향도 미묘하다. 14대총선에서는 당시 국민당 조순환후보가 1위, 민주당 김희완후보가 2위였고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 김우석후보는 3등을 했다. 15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홍준표후보가 당선됐지만 국민회의와 자민련표를 합하면 홍후보의 득표율을 상회한다. 15대 대선에서도 이회창후보가 1위를 했지만 김대중후보와 이인제후보의 표를 합하면 역시 이회창후보 득표율을 넘는다.

또하나 유의해야할 대목은 재·보선의 투표율이 낮다는 점. 이는 어느 당이 고정지지표를 더 많이 투표장으로 끌어내느냐에 따라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이회창후보를 당선시키겠다는 유권자들보다는 그를 떨어뜨리겠다는 유권자들의 결집력이 높다면 이회창후보가 절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싸움이 된다.

물론 한나라당은 이회창후보의‘인물’로 봐서 압승을 주장한다. 그러나 여권은 도끼와 바늘에 비유하며 오히려 거물 이미지가 선거전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주목한다. 박지원청와대대변인은 “이회창후보와 자민련 김희완후보의 대결은 도끼와 바늘의 싸움”이라며 “도끼는 무거워 작은 싸움에서는 불편한데 비해 바늘은 날렵하게 이회창후보의 약점을 찌를 수있어 훨씬 유리하다”는 주장을 폈다.

자민련 김현욱사무총장은 “이회창총재의 출마는 국민회의와 자민련표의 결집도를 높여줄 것”이라며 “후보교체는 전혀 고려하지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회의의 한 관계자는 “이총재가 스스로 나무위에 올라간 꼴”이라며 “약점 많은 그가 얼마나 바람에 견딜지 두고보자”고 별렀다. 이총재로서는 정국주도권과 당 장악력을 양손에 거머쥐는 화려한 ‘윈윈’이냐, 아니면 상처뿐인 영광이냐, 정치생명을 마감하는 패배냐를 건 정치도박에 뛰어든 것 같다.

이계성·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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