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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교실] '과열', 경계 늦추면 안된다

경기 회복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1/4분기의 산업생산은 전년 동분기에 비해 무려 12.3%나 증가하여 산업생산만으로 본다면 이미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도 남는 것처럼 보인다. 98년 중 13%나 감소하였던 도소매판매액도 최근 들어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경기 회복의 조짐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예상외로 빠른 경기 회복세

산업생산 증가세도 높게 나타나고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만 같았던 국내기계수주와 같은 설비투자 관련 지표들이 증가세로 반전되는 등 경기 회복 속도가 예상외로 빠름에 따라 국내외 연구 기관들도 잇따라 한국 경제의 전망을 상향조정하고 있다. 대표적인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4.3%로 높였다. 작년에 -1~2%의 성장률을 전망하였던 국내 민간연구소들도 최근 2~4%대로 전망치를 높였다. 미국의 메릴린치증권도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4.5%로 상향조정하는 등 우리경제가 언제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인가를 염려하던 작년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로 바뀌었다.

곳곳에 산재한 경기 회복의 걸림돌

그러나 경기 회복이 빠른 속도로 나타난다고 해서 마냥 좋아할 일만도 아니다. 회복세가 수치상의 반등에 불과할 가능성도 있으며, 현재의 회복세가 하반기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도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또한 회복 속도가 우리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 과열로 치닫는 것은 아닌가에 대한 우려도 있을 수 있다.

경기 과열을 주의하자는 견해는 주가 폭등에 근거하고 있다. 2월말 520.06이었던 주가지수가 지난 6일 현재 810.54를 기록하여 불과 2개월 여만에 56%나 상승했다. 현재의 주가 상승이 유동성장세에 불과하다는 견해도 있고 실적 장세로서 건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도 있으나 주가 상승이 기업들의 투자 자금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가계의 자산 소득만 부풀릴 경우 거품 경제의 우려를 완전히 떨칠 수는 없을 것이다. 85년 이후 주가가 4배나 상승하는 등 금융 자산의 가격 급등이 이후 일본 경제 장기 침체의 원인이 되었음에서 알 수 있듯이 거품 붕괴의 폐해는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투자없는 소비증가 경계해야

투자가 전혀 뒷받침되지 않고 소비만으로 부양되는 경기 회복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 것인지도 걱정거리이다. 투자는 미래의 생산을 위해 현재의 소비를 희생하는 것으로서 향후 우리 경제의 공급 능력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만약 투자 없는 소비증가만으로 경기가 회복될 경우 공급 능력은 한정되어 있음에 비해 수요만 증가함으로써 물가 상승이 유발되면서 성장은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99년 1/4분기 들어 국내기계수주가 증가세로 반전되기는 하였지만 비교 시점인 98년 1/4분기의 실적이 워낙 저조하였기 때문에 증가한 측면이 크며 수주 규모면에서는 94년 이전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어서 실제로는 투자가 여전히 부진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로서는 수출의 활성화가 경기 회복을 위해 중요하나 올해의 수출 전망도 밝지 않다. 작년 평균 1,400원이던 환율이 현재 1,200원 수준으로 뚝 떨어져 있으며, 세계적인 경제 침체가 조만간 해소될 가능성도 낮다. 또한 미국이 수퍼301조를 부활하는 등 수입 규제를 강화하면서 미국에 대한 수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수출을 통한 경기 회복 유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수입은 20% 가까이 증가하면서 대외부문에서의 성장 기여도가 작년에 비해 크게 하락할 것으로 우려된다. 기업 구조조정과 외환 확보를 위해 지나치게 많은 설비를 해외로 내다 팔았으나 경기 회복에 따라 일부 업종에서는 설비를 다시 수입해야할 경우도 있으며, 수입을 극도로 자제하면서 국내 보유 재고를 소진한 원자재의 경우도 다시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 필요

현재의 경기 회복을 어떻게 하반기 이후로 지속시킬 수 있을 것인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경기 회복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다. 현재의 경기 회복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고 주식 시장의 거품이 우려되는 만큼 금리 인상을 통해 적절히 속도를 제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즉 기업들의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주식시장으로 유입된 자금이 기업들의 투자 자금으로 흘러가지 못하고 있음은 물론 현재의 장세가 기업실적과는 무관하게 시중여유자금이 몰려 나타나는 유동성 장세라는 것이다. 주식 가격의 폭등으로 크게 증가한 가계의 자산 소득이 향후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거나 과소비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금리 인상을 유도하여 주식시장의 과열 현상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이 주장이다.

그러나 빠른 경기 회복은 극심한 부진을 보였던 전년 동기간과 비교한 상대적인 수치에 불과하다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 비록 수치상으로는 성장률이 기대 이상으로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으나 하반기 이후 실질적인 경기 회복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것은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다. 또한 실업률이 8%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민간 소비가 얼마나 지속적으로 경기를 떠받쳐 줄지도 의문이다. 따라서 우리 경제가 반짝 회복세를 보인 후 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신중하여야 할 정책적 개입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정책적 개입은 신중하여야 할 것이다. 경제 지표, 특히 환율, 금리, 주가 등과 같은 금융지표들은 상승하든 하락하든 반드시 이익을 보는 쪽과 손해를 보는 쪽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시장에서 결정된 금융지표는 양자간에 적절한 수준에서 타협을 한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정부가 이것을 인위적으로 조정하고자 할 때에는 신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많기때문이다.

전민규·현대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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