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사이버 공무원 노조원을 모집합니다

05/12(수) 13:38

공직사회가 정부조직법 개정안 국회통과로 다시 흔들리고 공무원 노조결성도 여의치 않자 공무원 네티즌들이 사이버(Cyber) 공간에서라도 노조를 결성해 목소리를 내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 3일 행정자치부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mogaha.go.kr) 열린 마당에는 ‘노조위원장’이라는 이름의 한 공무원이 ‘공무원 노조원을 모집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공무원 여러분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이제 우리의 고민을 해결해 보고자 오늘 기념비적으로 사이버에서 나마 공무원 노조 결성을 선언하는 바입니다”라고 서두를 꺼냈다. 그는 노조원의 자격으로 공무원 생활 7년이상이며 최저생계를 연명하는 사람으로 제한했다.

자격제한에서 드러나듯이 다분히 ‘철밥통’이라는 공무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염두에 둔 듯한 그는 사이버 노조의 결성 목적으로 ▲국가 발전을 위한 공무원의 역할 제고 ▲얼빠진 공무원복지정책에 쐐기를 박고 공무원의 답답한 심정 토로 ▲선심성 정책을 남발하는 정치인들에게 공무원 표를 통한 각성 촉구 ▲생계 때문에 시달리며 부업거리를 찾아 헤매는 불쌍한 공무원 지원 등을 들었다. 그는 이와함께 “공무원 여러분 아무리 힘들어도 내가 있어 나라와 국민이 행복하다는 자부심으로 조금만 참자”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 글이 게재되자 마자 ‘노조원’이라는 한 공무원은 “앞으로 위원장님의 큰 역할을 기대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위원장님’이라는 다분히 ‘공무원’답지 않은표현을 한 그의 글에 이어 ‘공돌이올시다’라고 밝힌 또 다른 공무원이 “할 말 다못하고 벙어리 냉가슴으로 사는 공돌이(공무원)들 사이버 세상에서나마 할 말 다하자”는 글을 올렸다.

또 ‘운동가’라는 한 공무원은 “타 집단이 갖지 못한 엄청난 정보력과 공권력을행사할 수 있는 90만 공무원이 하나로 뭉친다면 그 누구도 당해낼 수 없을 것이다.이제 더 이상 울지 말고 한날 한시에 모두 모여 우리의 권익과 자존심을 외치자”고선동조의 ‘답답함’도 토로하는등 공무원들의 지지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 공무원은 “뭐니뭐니해도 공무원은 나라의 간성인데 우리마저 흔들리면 기업이 망하는 것보다 더할 것 아니냐”며 “지금의 어려운 현실은 한발 물러나 생각하면 웃어 넘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의견을 냈다. 이 홈페이지에 두번 불만의 소리를 띄운 적이 있다는 이 공무원은 이어 “예전에는 더 어렵지 않았느냐”고 되묻고 “온 국민이 다들 참고 있는데 불평, 불만은 제일 큰 적”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이 공무원은 홈페이지에서 뭇매를 지금도 맞고 있다.

/이태규 주간한국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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