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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유도발언] "검찰 못믿겠다, 특검제 도입하라"

검찰의 중립성 보장을 위한 특별검사제 도입 주장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검찰의 파업유도’ 파문에 노동계와 시민단체들은 한결같이 특검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국정조사를 하더라도 관련자들의 범죄혐의가 있을 경우 사법기관에 고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검찰이 직접 관련된 사건 수사를 검찰에 맡겨봐야 결과는 뻔하다는 것이다. 올해들어 벌써 세번째다. 이종기 변호사 사건때도 그랬고, 고가옷 로비의혹 사건때도 그랬기 때문이란 주장이다.

법조계에선 대한변협이 이에 가세하고 있다. 변협은 지난 9일 발표한 성명에서 “정부나 검찰의 비위에 대한 조사를 정부나 검찰에 맡겨서는 소용이 없다”며 특별검사제 도입을 촉구했다. 변협은 “이번 사건의 본질은 검찰의 기강해이나 지휘책임이 아니라 노조 파업유도라는 정치공작 사실 유무”라며 “정부가 김태정법무장관을 해임함으로써 사건의 파문을 없애려는 것은 김장관을 속죄양으로 앞세운 눈가림”이라고 주장했다.

“이번일 계기로 중립성 확보해야”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들도 검찰의 조폐공사 파업유도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문책, 옷로비 의혹에 대한 전면 재수사, 특별검사제 도입을 통한 검찰 중립성 확보가 뒤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성명에서 “진 전공안부장 발언의 진상과 최순영 로비의혹의 실체 등이 규명돼야 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특검제 도입 등 검찰의 중립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개혁에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개혁시민연대 김석수사무총장도 “시민단체 등이 촉구해온 특검제 도입, 부패방지법 제정, 인사청문회 도입 등 일련의 사법개혁이 이뤄져야만 김장관 퇴진의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제는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 같은 시국사건이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이 돌출될 때면 어김없이 제기됐다. 그러나 그 실효성 여부를 떠나 수사단계에서 도입된 적은 없다. 부천서 성고문사건이나 김근태씨 고문사건의 경우 법원이 재정신청을 받아들여 변호사를 특별검사로 임명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공소유지를 위한 것에 불과했다. 4·19혁명이나 5·16쿠데타후 정치적 혼란기를 틈타 유사 특검제가 출현했지만 성격은 판이했다. 논란이 가장 뜨거운 적은 95년 5·18특별법 제정때. 야당인 국민회의와 시민단체들은 12·12와 5·18사건을 불기소처분한 검찰에 역사의 재판을 맡길 수 없다며 이의 도입을 주장했다.

검찰, 부작용 내세워 완강히 거부

검찰은 그러나 특검제를 완강히 거부해왔다. 겉으로는 실효성보다 부작용이 더 크다는 것이었지만 검찰 불신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김대중대통령도 15대 대선때 특검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박상전 전법무장관은 “약속을 못지켜 미안하게 됐다”며 “미국에서도 실패한 제도로 검찰권을 약화시킬 수 없다”고 했다. 정치논리도 결국 검찰의 논리를 넘지는 못했다. 대안으로 내놓은 공직자 비리 조사처의 경우도 대통령 직속에서 검찰 반대에 밀려 총장 지휘 아래에 두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조폐공사 파업 유도파문은 새로운 국면을 조성할 수도 있다. 공작의 장본인이 검찰로 드러나면 이를 검찰이 수사하는 모양이 여간 부담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수사결과에 ‘축소’란 꼬리표를 떼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참여연대는 이를 계기로 검찰의 중립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개혁을 요구하고 있고, 정치개혁시민연대는 특검제를 비롯한 일련의 사법개혁을 촉구하고 있다. 개혁의 칼이었던 검찰이 어느새 개혁의 대상이 된 셈이다.

검찰은 아직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비난을 무릅쓰고 특검제 도입을 막아낼 경우 잃을 것과 얻을 것, 그리고 정치적 상황 등 고려해야할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태규·주간한국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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