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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종말론] "시한부 종말론, 신학적 오류"

역사상 특정 시점에 세상이 끝난다고 하는 시한부 종말론은 거의 대부분 기독교 계열의 종파에서 주장한다.

‘종말’이니 ‘휴거’(携擧 ·공중으로 들려 올라감)니 ‘부활’이니 ‘영생’이니 하는 용어들은 성경에 바탕을 둔 지극히 기독교적인 개념이다. 동아시아에도 19세기말 동학의 천지개벽설이나 19세기 중반 중국 ‘태평천국의 난’의 경우처럼 혁명적 지복천년설(至福天年說)을 주창한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피동적으로 천국이 도래하기를 기다리는 시한부 종말론과는 다르다. 그나마 60년(갑자)을 주기로 역사적 기간을 계산하는 전통에서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성경에서는 종말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있을까?

시한부 종말론을 주장하는 사람이나 부정하는 사람 모두 하나같이 성경에서 근거를 찾기 때문에 성서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너희 가운데서 하늘로 올리우신 이 예수는 하늘로 가심을 본 그대로 오시리라.”(신약 사도행전 1장 11절) “이것들을 증거하신 이가 가라사대 내가 진실로 속히 오리라 하시거늘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요한계시록 22장 20절)

성서에는 이밖에도 세상의 종말과 예수의 재림을 언급한 구절이 적지 않다. 그러나 성서는 종말의 시기는 알 수 없다는 점을 늘 강조한다. 예를 들어 신약 마태복음 25장 13절 “그런 즉 깨어 있으라. 너희는 그 날과 그 시를 알지 못하느니라.” 마가복음 13장 33∼37절 “주의하라. 깨어 있으라. 그 때가 언제인지 알지 못함이니라… 집주인이 언제 올런지 혹 저물 때엘런지 밤중엘런지, 닭 울 때엘런지, 새벽엘런지 너희가 알지 못함이라. 그가 홀연히 와서 너희의 자는 것을 보지 않도록 하라. 깨어 있으라. 내가 너희에게 하는 이 말이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이니라.” 심지어 성서에서 말하는 하느님의 아들인 예수조차도 종말의 때는 알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 날과 그 때는 아무도 모르나니 하늘에 있는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아버지만 아시느니라.”(마가복음 13장 32절) 누가복음 12장 46절은 마지막 날은 “생각지 않은 날 알지 못하는 시간”에 온다고 하고 베드로 후서 3장 10절은 “도적같이” 온다고 단언한다.

시한부 종말론을 신봉하는 사람들은 예수가 세상에 온지 2,000년쯤 후에 종말이 온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구약시대가 4,000년이고 신약시대가 2,000년이고 그 다음에 천년왕국의 시대 1,000년이 온다는 역사관 때문이다. 이렇게 인류의 역사를 7,000년으로 보는 이유는 하느님이 천지를 창조하고 안식한 날짜가 7일이기 때문이다. 신이 천지를 창조한 하루를 천년으로 계산한 것이다.

그러나 신의 하루를 천년으로 보아야 하는 이유는 성경 어디에도 없다. 기껏 베드로 후서 3장 8절에 “주께는 하루가 천년 같고 천년이 하루 같다”는 구절이 있으나 이는 신의 하루는 인간의 척도로 측정하기 어렵다는 비유적 표현에 불과하다는 것이 신학자들의 일치된 견해다.

장로회신학대 김명용 교수(신학)는 “시한부 종말론은 신학적으로 그릇된 교리”라고 단언하고 “기독교의 종말론은 이웃을 버리고 산으로 가라고 명하는 교리가 아니고 주님 만나는 그 날까지 헐벗고 굶주린 자의 이웃으로, 이들에 대한 책임을 다하라고 명하는 교리”라고 해석한다. “시한부 종말론은 성서적으로, 신학적으로 근거가 없기 때문에 잘못되었을 뿐 아니라 세상과 역사에서 도피하는 탈역사적인 삶을 초래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합니다.”

이광일·주간한국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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