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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철도] 첨단정밀시공, 오차 제로에 도전한다

경부고속철도는 한번에 935명을 싣고 최대 300㎞, 평균 237㎞의 시속으로 질주한다. 일본 독일 프랑스의 고속철보다 빠른 이 속도로 달릴 때 생기는 터널의 압력이나 교각이 받는 하중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 만일 터널안에서 콘크리트 조각들이 떨어진다면 열차유리창이 박살나고 교각이 무게를 견디지 못하면 대형참사를 초래한다. 더구나 경부고속철이 맨땅 위를 달리는 거리는 불과 120.5㎞. 터널이 182.3㎞이고 교량이 109.3㎞로 이는 세계 유례가 없다. 현재 고속철을 갖고 있는 나라는 프랑스 독일 일본 스페인. 우리처럼 토공이 50%미만인 곳은 없고 프랑스는 99%가 토공이다. 말도 많고 탈로 많은 경부고속철 공사에 첨단+정밀 시공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셈이다.

그동안 고속철의 안전시비가 집중된 곳은 노반시설. 김한종 전이사장이 취임후 서너달 공사현장을 둘러보고 부실을 자인한 게 97년이니 그동안 2년이 지났다. 현재 한국고속철도공단측의 설명대로 라면 200년간 시속 350㎞에도 견딜 수 있다. 97년까지는 사업추진이 15.3%로 부진했는데 이때 부실문제가 집중되는 바람에 그 여파로 정상추진된 작년부터는 완벽시공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문제가 된 시설을 재시공하거나 보수를 끝냈다고도 했다.

컴퓨터로 배합되는 콘크리트

시공의 일면을 들여다 보면 자갈이나 모래는 세척해 사용되고 컴퓨터로 배합, 콘크리트 1입방cm가 15톤의 압력에 견디도록 했다. 현장마다 자체 배치플랜트(Batch_Plant)를 설치, 안전의 기초인 콘크리트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최대한 직선으로 공사하면서 곡선부위는 반경 7㎞를 그리며 돌도록 했고 높낮이 기울기도 최대가 1.5도를 넘지 않도록 했다.

레일이 깔릴 상판부터는 품질관리를 위해 현장작업과 인력장업을 공장작업과 기계화작업으로 전환시켰다. 25㎙짜리 600톤 상판을 공장에서 3일만에 찍어내 현장에서 설치하는 PSM공법 같은 첨단공법으로 정밀시공은 물론 공기단축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 상판에는 물이 한방울도 스며들지 않도록 4중 방수장치를 한다. 방수접착 코팅 등의 방법이 동원되고 그 위에 얇게 아스팔트 포장을 해야만 상판공사가 끝나 궤도깔기에 돌입한다.

궤도공사는 철로가 얼어붙는 것을 막는 전기해빙설비까지 갖추는 등 여간 까다롭지 않다. 레일을 놓기 전에 먼저 자갈로 기반을 다지는데 자갈은 8cm 정도씩 여섯번을 붓는다. 레일은 중부사무소의 중앙궤도기지에서 특수용접해 만든 12톤의 300㎙장대레일을 화차로 옮겨 시공하는데 선로의 높낮이는 10㎙구간에 3m㎜까지 허용되고 1.435㎙인 선로간격도 안으로 2㎜, 밖으로는 5㎜까지만 허용된다. 모든 과정은 레이저 추적장치 등 첨단장비로 시공되고 마지막에는 궤도 검측차로 정밀하게 검측 조정한다.

차량은 46편 920량이 준비되고 있다. 기존 TGV보다 발전된 신기술이 많이 적용됐고 국내노선에서 1만㎞의 주행시험을 거쳐 성능이 완전 입증돼야 투입한다. 독일 일본의 열차는 지지대인 대차가 단순히 차체만 받치고 있지만 경부고속철은 관절형 대차로 탈선해도 오뚜기처럼 넘어지지 않는다. 작년 6월 독일 ICE의 사고원인은 이중으로 된 바퀴의 파손이었는데 경부고속철의 바퀴는 전체가 하나의 쇳덩어리로 된 일체형 구조로 파손위험을 줄였다. 제동장치는 2중인 TGV보다 강력한 3중으로 이뤄져 있고 터널통과시 환기구의 자동 압력밀폐장치로 공기압력변화에 따른 귀가 멍멍해지는 현상을 막도록 했다.

시속 300㎞에서 700㎏ 돌덩이와 부딪혀도 안전

또 열차 앞 동력차의 ‘허니캠’으로 불리는 충격흡수장치는 300㎞로 달릴 때 700㎏의 돌덩이와 부딪쳐도 운행에 지장이 없도록 했다. 운행시 기관사가 졸거나 이상이 생기면 경보를 울리고 반응이 없으면 비상정지케 하는 감지장치도 준비돼 있다. 또 전기로 움직이는 고속철에는 항상 2만5,000V의 고압이 흐르는데 만일에 대비 2중으로 공급, 두곳 모두 정전되지 않는 이상 정상운행이 가능하다.

이같은 시설과 공사는 일반철도나 고속도로의 두세배의 기술과 시간, 비용을 필요로 한다. 거꾸로 고속철 대신 철도나 고속도로를 선택했더라면 돈과 시간은 그만큼 줄어들었을 것이란 지적도 있지만 한국철도공단측은 “두고보면 그만한 대가를 치를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태규·주간한국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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